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을 향해 나선형으로 돌고 있는 이미지/사이언스 포토 라이브러리
극단적인 빛을 발산하며, 충돌을 향해 서로 나선형으로 돌고 있는 거대한 블랙홀 한쌍이 발견됐다.
천문학자들은 수십년간의 전파 망원경 관측 자료를 활용해 우리 태양계에서 약 5억 광년 떨어진 곳에 서 매우 밝은 천체를 연구하던 중 숨어 있는 에너지 제트를 발견했다. 이전에는 블레이저(블랙홀에 의해 에너지를 공급 받는, 빛나는 은하 핵)로 여겨졌다.
숨어 있는 에너지 제트는 충돌 직전의 매우 밝은 두 개의 블랙홀이었다.두 블랙홀은 충돌까지 100년도 채 남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의 실케 브리첸 천문학자는 "두 블랙홀은 충돌 후 하나의 블랙홀로 합쳐진 상태로 남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레이저는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다 . 이들은 활동성 은하핵으로 분류되는데, 은하 중심에 위치해 활발하게 물질을 흡수한다. 대개 초거대 블랙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 으며 지구를 향해 고에너지 복사선을 제트 형태로 방출한다 .
일반적으로 중심의 블랙홀이 이 제트의 근원이지만 이번에 연구된 마카리안 501 은하의 블레이저는 뭔가 달랐다. 천문학자들은 수년간 전파 망원경 데이터에만 의존해 제트를 관측해 왔기 때문에 그 중심부에 초거대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판단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10개의 전파 망원경으로 구성된 국제 네트워크 '초창지선 배열 (VLBA)'로 부터 얻은 83개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나의 거대한 제트 외에도 블레이저의 중심부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또 하나의 제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2개의 제트들은 각각 태양 질량의 1억 배에서 10억 배에 이르는 초거대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브리첸은 "두 번째 제트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며 "'이게 작동 원리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놀랍고 감격스러워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다.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기 시작하는 모습의 그림/마크 갈릭
지난 2022년 6월엔 두 블랙홀이 완벽하게 일렬로 정렬되면서 주 블랙홀의 중력이 두 번째 제트에서 방출된 빛을 거의 완벽한 원형, 즉 '아인슈타인 고리'로 휘어지게 했다 . 중력 렌즈 현상(강력한 중력에 의해 생성되는 일종의 자연 돋보기) 덕분에 얻은 이 발견은 블레이저가 두 개의 초거대 블랙홀에 의해 에너지를 공급 받는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됐다.
이 제트들은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기 때문에 '아인슈타인 고리 현상'이 만들어지면서 이 시나리오(2개의 거대 블랙홀이 충돌을 향해 나선형으로 돌고 있다)를 뒷받침하게 된다.
두 블랙홀은 약 121일마다 시계 방향으로 서로 공전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250~540배 정도 떨어져 있다. 천문학적 관점에선 비교적 가까운 거리다. 두 블랙홀 사이의 거리는 서서히 좁아져 결국 합쳐지게 된다.
연구진은 운명이 정해진 두 블랙홀이 필연적으로 충돌할 때, 우주에서 가장 강렬한 사건들이 일으키는, 시공간 구조의 파동인 중력파가 방출되고, 이 중력파는 이전에 연구된 블랙홀 병합에서 발생한 것보다 더 강력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시나리오 대로 진행된다면 지구에 있는 중력파 탐지기가 이 신호를 포착할 수 있게 돼 최초 블랙홀 쌍의 특성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27일 영국 왕립천문학회지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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