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요일’ 주가 폭락은 외국인의 '작전'?

하락에 올인했다 대규모 손실 회피 위해 폭락 유도
‘검은 수요일’ 주가 폭락은 외국인의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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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검은 수요일’의 주가 폭락은 외국인의 작전 때문이란 의혹이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수하락에 올인(가진 모든 것을 거는 것)한 외국계 기관들이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위해 담합해 지수의 일시적 폭락을 유도한 정황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서 20년 이상 종사해온 한 인사는 “증시에서 지난 3~5일 외국인이 보인 매매 행태는 누가 보더라도 작위적 개입이 없이는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라며 “업계 사람이면 그 배경을 짐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숏(하락)에 올인했던 외인 기관들이 포지션 청산을 위해 장난을 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 외인들은 지난달 선물옵션 청산 다음날인 13일부터 주가 폭락 하루전인 이달 3일까지 9일간 22조 1,927억원의 주식과 4조1,358억원 어치의 선물을 팔아치웠다. 또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풋옵션을 283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지수가 올라야 수익을 내는 콜옵션은 270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외인들은 현물과 선물, 옵션 모두 하락 한 방향에 배팅한 것이다. 이는 이달 선물옵션 만기일인 오는 12일까지 증시가 큰폭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인들은 올 들어 예상을 뛰어넘는 코스피 급등세가 이어지자 큰 폭의 조정을 예상하고 하락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이다. 하지만 증시로 자금이 대거 몰려들면서 개인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 그 결과 이전과 달리 외국인의 계속된 매도에도 상승세는 꺾이지 않으면서 하락에 투자한 외국인의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 상태로 만기일을 맞게 되면 외국인은 대규모 손실이 감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공습 후 처음 장이 열린 3일, 외국인은 주식 7조7천억원과 선물 2조8천억원을 팔아치우며 코스피는 7.24% 급락했다. 그러나 개인이 6조원 넘는 매물을 받아내며 이란 공습에 따른 충격은 큰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4일이 문제였다. 이날도 장이 시작되자 외인들은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경계심이 커진 상황에서 이틀 연속 급락세가 이어지자 공포에 질린 개인들이 투매에 나섰다.


이날 장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2시 28분까지 1조1,781억원을 순매도하던 외국인이 돌연 매수로 돌아서 1,190억원 순매수 상태로 장을 마쳤다. 1시간 동안 무려 2조원의 주식을 순매수 한 것이다. 선물시장에서도 같은 시간대 8,000억원 순매도였으나 장이 끝날 땐 무려 2조 2,404억원 순매수였다. 1시간 사이에 3조원의 선물을 순매수한 것이다.

 

다음날 코스피는 큰 폭 상승한 상태로 출발해 9.63%(490.36포인트) 급등했다. 이날 외국인은 장초반 매수세를 보이다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 가자 매도로 돌아서 4,909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선물도 2조 5,499억원을 순매도하며 전날 사들인 것보다 3천억원 더 많이 팔아치웠다.

 

3일간의 급등락 장세에서 외국인은 매물 폭탄을 쏟아내 주가를 끌어내린 뒤 하락에 배팅한 파생상품들을 청산하고, 싼 가격에 주식을 다시 사들여 다음날 급등장에 내다 팔아 폭리를 취한 것이다.

 

물론,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모든 외국인들을 가리키는 집합용어다. 각자 판단에 따라 투자를 하는 외국인을 하나의 범주에 묶은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공유된 전략이나 목표를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한국 금융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헤지펀드, 외국계 증권사 등 10여개 기관으로 정도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이곳의 바닥이 생각보다 좁다“며 ”다양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교류하며 정보도 교환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엔 선물옵션 만기일에 일부 기관들이 담합해 장이 큰폭으로 출 렁거렸지만 당국의 시정조치로 최근엔 만기일 일주일 전쯤 뚜렷한 이유 없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날이 있다“며 ”예나 지금이나 외국계금융기관의 운용자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며 전략을 세우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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