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자료사진
한미 통상협상에 느닷없이 정치구호를 연상시키는 ‘마스가(MASGA)’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의 머리글자다.
이 용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 마가(MAGA)에서 따왔다. MAGA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차원에서 미국 조선업의 재건을 도모하고 있고, 지난 4월에는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에 관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트럼프는 조선업 재건에 있어 한국의 역할을 수차례 강조했고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도 세계 1위인 한국의 조선 분야 협력을 특별히 요청했다.
우리 입장에선 조선협력이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매력적인 카드이다.
'위대한 미국'의 기치 아래 해양 지배력 강화를 표방한 트럼프에게 '마스가'라는 용어는 제목 자체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관세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표방하는 마가의 핵심 정책 중 하나고, 트럼프가 진두에서 지휘하고 있다. 그런 만큼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트럼프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국가들이 미국과 협상을 하고 있지만 이처럼 튀는 아이디어를 낸 국가는 아마 없을 듯하다.
정부가 제안한 ’마스가 프로젝트‘는 한국 조선사들의 미국 투자와 여기에 필요한 자금 대출, 대출 보증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HD현대, 한화오션 등의 조선사들과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이 참여한다. 정부는 조선업 협력을 1천억 달러(한화 138조원) 대미투자와 함께 협상의 핵심 카드로 삼고 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일정을 이유로 2+2 회담이 돌연 무산된 뒤 미국에 남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사저에서 협상을 가졌고, ‘마스가 프로젝트’는 러트닉 장관의 마음을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2회담이 무산되면서 난관에 직면한 협상이 다시 돌파구를 찾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다음날에도 러트닉 장관을 만나 이틀 연속 생산적 협상을 이어갔고, 그 결과를 토대로 대통령실은 주말인 지난 26일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 수뇌부들이 모두 참석하는 긴급 통상회의를 열어 후속 대책을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서 다듬은 협상안을 미 측에 제시했고 미국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미 측과 막바지 실무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이날 미국 협상단이 있는 스코틀랜드로 갔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관세 협상 주요 당국자들은 EU와의 협상을 위해 스코틀랜드를 방문 중이다.
오는 31일엔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사실상 최종 합의안을 타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8월 1일 이전 협상 타결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협상이 타결된다면 '마스가' 전략은 일등공신이 되는 셈이다.
‘마스가’란 용어는 김정관 장관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으로 재직 중 장관으로 발탁된 김 장관은 기재부 관료 출신이다. 장차관이 되려면 반드시 거쳐가야 한다는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등 요직을 지내며 기재부 내에서도 엘리트 평가를 받았다.
공직 생활을 할 때도 대화 중 특정 주제를 이야기 하면 기발한 용어 하나로 정의하는 것을 습관처럼 즐겨했다. 공직자들 뿐만 아니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온화한 성품과 능력을 겸비한 스마트한 공직자로, 평가가 좋았다.
![[DEMO] 고객요청 배너 - 기사 노출](/upload/banners/demo-article.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