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며 관저 입구 모여있던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대선까지 불과 19일 남겨 두고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조차 김문수 후보가 고전하게 되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에서는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이 자진탈당할 의사는 전혀 없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면서 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 후보측에서는 오는 18일 첫 TV토론 이전에는 윤 전 대통령측이나 당에서 가시적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TV토론에서 '비상계엄' , '당과 윤 전대통령의 관계' 등이 쟁점이 되면 김 후보는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고, 이미 기울어진 판세가 회복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날 오전 김 후보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12.3비상계엄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에 대해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국민들에게 비상계엄에 동조하는 것으로 각인된 인식을 탈색해 보려는 시도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리에 일어나 국민에서 사과'하는 게 어떻겠냐는 야당의원 제의에 대해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거부하면서 국민 뇌리에 계엄에 동조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탈당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이며 후보가 '하라 마라'할 것이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관계와 함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극우지지층들은 여전히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권한이고, 헌법재판소의 탄핵판결은 잘못된 것으로 확신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김 후보의 발언은 사실상 윤 전 대통령에게 '결단을 내려달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해석해 달라"고 했다. 실제 선대위에선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해야 한다는 제의도 있었지만 김 후보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김 후보 기자회견 직후 이정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나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당이 권고 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위원장은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당의 미래와 보수의 재건을 위해 오늘 중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자진 탈당을 권고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공식적인 입장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측근들의 전언으로는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이 탈당에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한다.
윤 전 대통령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당이 단합하면 여전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고, 탈당의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윤 전 대통령이 탈당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흘리고 있는데 대부분 본인의 희망을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최근 윤 전 대통령과 가장 긴밀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도 "윤 전 대통령은이 탈당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다만,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 후보가 '탈당하라'는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고, 대신 친윤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사들이 윤 전 대통령과 측근 등을 상대로, 여러 경로를 통해 결단을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김 후보가 어려운 상황이고 윤 전 대통령 또한 당이 처한 입장과 국민 여론을 생각할 것이다"면서 "오늘 내일 중으로 윤 전 대통령의 반응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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