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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ue] 일제하 우리국민의 '국적'은 왜 일본이 될 수 없나?](/upload/articles/759/title-image-66d0947eb17f3.jpg)
안중근 의사/에프엠뉴스
일제 하 우리국민의 국적을 둘러싼 논란은 '한일병합조약'을 어떻게 보느냐와 관련이 있다. 이게 사회적 논란이 돼야 할 만큼 중요한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문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문수 노동부장관 후보는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들의 국적은 당연히 일본이었다’고 했다. 김 후보의 이런 답변은 깊은 고민 없이 나라를 빼앗겼으니 국적도 당연히 일본일 것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역사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친일 성향의 뉴라이트적인 역사관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일본 국적이 될 수 없는 이유
우리 헌법과 정통 한국사는 한일병합조약을 무효로 규정한다. 즉, 이 조약은 불법으로 채결돼 효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은 한반도를 불법 강점한 것이다. 일본의 통치가 불법이니 우리민족의 국적도 일본이 될 수 없다.
일본에 의해 강점됐으나 우리는 1919년 3.1운동을 통해 독립을 선언했고, 이를 토대로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이후 1945년 광복과 함께 대한민국 영토를 회복하고 1948년 우리 땅에서 정식 정부를 수립했다.
대한민국 제헌헌법에는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상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라고 명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시작은 상해임시정부였음을 명확히 했다. 제헌국회의 의장은 이승만이었다.
현행 헌법 전문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시돼 있다.

한일병합조약서/에프엠뉴스
이처럼 헌법에서도 일제의 한반도 강점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일제 때 우리국민의 국적을 일본이다’라고 하면 우리 헌법을 부정하는 것으로 반헌법적, 반민족적, 반역사적 인식이 될 수 있다.
지난 2018년 10월30일 강제징용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인정한 것도 ‘한일병합은 원천 무효’라는 헌법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일부에서는 국가가 성립하려면 영토, 국민, 주권의 3요소를 갖춰야 하는데 상해에 있던 임시정부는 한반도를 실효적으로 통치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논리다.
남북이 분단돼 북쪽은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지 못하지만 우리 헌법은 북한도 우리 영토이고, 북한 주민도 우리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다. 무력 침략 등으로 영토를 빼앗겨 망명 정부를 세우더라도 국가로 인정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일제의 한반도 강점은 왜 불법일까?
일제의 한반도 강점이 불법인 데는 크게 세가지 이유가 있다.
이완용이 고종이나 순종으로부터 일본과 조약을 체결하는데 필요한 전권을 위임받지 못했다는 점, 협정문에 찍힌 도장이 왕의 공식 옥새가 아니라는 점, 조약이 일본의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 세가지 중 하나라도 위반했다면 그 당시도, 지금도 국제법으로 위법이다. 한일병합조약은 이 세가지 모두를 위반했다.
당시 대한제국의 전권을 행사한 이완용은 사전에 그 권한을 고종 태상황제나 순종 황제로부터 위임받았다는 것이 분명치 않다. 조약에 찍힌 도장도 황제의 옥새가 아니고 고종이 평소 일상 행정 때 쓰는 막도장 중 하나에 불과했다. 또한, 대한제국의 군사력을 해체하는 대신 일본군을 대규모로 주둔시키고, 반일 활동을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강압으로 조약을 맺었다.
따라서 그때나 지금이나 국제법상으로 이 조약이 위법하다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2010년 7월 28일에는 한일 양국 1000명의 지식인들이 한일병합조약의 원천 무효를 합의하고 서울과 도쿄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조약이 부당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합법적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즉 강압적이었다는 면에서 부당할 수는 있지만 불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합법과 불법 주장이 엇갈리는 게 사실이다.
일본처럼 과거 식민지배를 했던 국가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제국주의의 시대적 상황에서 법적 하자가 있더라도 적법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제국주의 시대에는 국제법보다는 힘의 논리나 정치논리에 지배 받는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다. 즉 강압에 의해 다른 나라의 국권을 빼앗고, 지배하는 것이 용인된 시대적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라야마 담화가 갖는 의미
이런 논리를 근거로, 일본 정부와 일부 역사학자들은 한일병합조약이 대한제국 측의 요청에 의한 것이며 대한제국에 큰 이익을 준, 정당한 조약이었다고 주장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뉴라이트'가 이런 논리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 중에는 한국의 경제발전이 일본의 식민지배 덕분이라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수많은 나라가 식민지배에서 해방됐지만 경제적으로 부흥한 국가는 사실상 대한민국 뿐이란 점만 봐도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1995년 8월15일, 일본의 81대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가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 담화는 일본 현직 총리가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최초의 사례이며, 이를 계기로 일본 정부가 공식석상에서 '한일병합조약'이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담화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의 여러분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습니다......이와 같은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여기서 다시 한 번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합니다.”라며 식민지배에 사죄했다.
오늘날 한일병합조약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정의하면 '부당하긴 했지만 불법은 아니다'는 입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의 국적이 어디냐 하는 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독일에서 나찌가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단체가 있는 것처럼 '학문과 사상의 자유'는 있다.
다만 공직자는 다르다. 고위공직자는 최일선에서 헌법을 지키고 수호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사람이 고위공직자가 돼 공무를 수행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게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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