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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ue] 정동영 "비밀 유출 아니다"...반은 '틀리고' 반은 '맞다'](/upload/articles/6977/title-image-69ee3a91a6753.jpg)
정동영 통일부장관/자료사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회 답변 과정에서 북한의 제3 핵시설로 구성시를 언급한 것을 두고 미국이 기밀 유출이라며 대북정보 교류를 일부 중단하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과거에도 비밀 정보와 관련해 두 나라 사이에 비슷한 문제가 있어왔지만 미국이 정보유출이라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민의힘도 정 장관이 국가기밀을 누설해 한미 동맹에 해를 끼쳤다며 사퇴를 요구하, 이재명 대통령에 경질도 요구하고 있다.
논란이 된 정 장관 발언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 등을 인용하며 “지금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고,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농축률이) 60%인 데 비해 북은 90% 무기급 우라늄을 만든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 (연료봉을) 여섯 번째 꺼내 가지고 지금 약 16㎏의 플루토늄을 꺼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지난 23일 “10년 전부터 수많은 연구기관의 전문가들, 심지어 미국 의회 보고서에도 언급이 된 지명”이라며 “그 지명이 무슨 기밀이냐”고 했다.
주미공사 출신의 한 직업 외교관은 외교 실무자 관점에서 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 인사는 "동일한 첩보나 정보 사안도 그것을 '누가 언급하느냐'에 따라 의미와 무게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했다.
이를테면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한 언론 보도나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보고서는 정보를 접하는 정부 당국자의 언급과는 중요성이나 맥락에서 완전히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하거나 연구기관의 연구원이 보고서로 발표하는 것은 그 내용의 진위나 그것이 공개된 데 따른 책임이 개별 언론사나 기관 차원에 한정되지만 정부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순간 정부 차원의 문제로 격상된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상대국에 대한 우회적 경고나 협상 전략상, 또는 국내 여론 조성 등의 여러 필요성에 따라 비밀 정보를 언론에 흘리거나 연구 보고서 형태로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정권의 위기 국면을 타계하기 위해 관심을 돌리거나 내부 결속을 목적으로 북한의 군사 위협과 관련된 비밀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도 그런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미 언론 보도나 연구기관 리포트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어서 공개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정 장관의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전직 고위 외교관은 언론 용어로 자주 사용되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워진다고 했다. 당국자를 인용한 언론보도가 사실인데도 정부가 공식 확인해 줄 수 없는 것처럼 언론이나 연구기관에서 제기된 내용이라 하더라도 정 장관이 사실로 확인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그 내용을 기정사실화하는 순간 보도의 모호성은 사라지고 정부의 공식 발표와 동일한 효과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정 장관 발언을 문제 삼아 정보 제공을 일부 제한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자주 있어왔고, 미국으로부터 항의를 받는 일도 더러 있었지만 유감의 뜻을 전하면 양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엔 미국이 정보 제공을 일부 제한하고, 사실상 외부로 공개해 외교 쟁점화 삼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교소식통은 한미관계 일각에서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다는 반증으로 봐야 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지지 세력인 마가와 한국의 강성보수, 특히 보수 기독교계 간의 결탁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했다. 여기에 쿠팡이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위기에 직면하자 미 정관계를 상대로 전사적인 로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미측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정부측에 구명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자 군사-외교 사안으로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주한미군은 내란특검이 지난해 7월 평택 미군 오산기지 내 한국군 시설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우리 외교부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한국군의 기지 출입 통제권을 회수했다.
극동방송 이사장인 이장환 목사와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에 대한 채해병특검 수사에 대해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해 왔고, 수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해 8월 이재명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을 갖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 “교회에 대한 잔인한 급습” 등의 글을 올려 우리측을 당황케한 것은 대표적 예다.
쿠팡 문제와 관련해서도 워싱턴을 방문한 김민석 총리가 미측에서 쿠팡 문제를 언급했다고 밝힌 바 있고, 최근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쿠팡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는 언급을 반복하기도 했다.
정 장관의 구성시 언급에 대해 미국이 이레적으로 우리 정부에 강하게 항의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정 장관이 북한 구성시와 관련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미 다 알려진 내용이며 군사기밀이 아니다'는 주장은 '반은 틀리고 반은 맞다'고 할 수 있다. 언론보도나 연구기관의 보고서와 정부당국자가 사실로 확인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에서 틀리지만 과거엔 양해하고 넘어가는 사안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고 정보 제공을 일부 제한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 배경에 미국의 다른 저의가 작용했다는 점에서 '반은 맞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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