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 전 민주연구원부원장이 지난 2월12일 자신의 저서 '대통령의 쓸모'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안산갑 보궐선거 후보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추천하면서 당에서는 역풍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이 원인을 제공한 보궐선거에서 사법리스크가 있는 후보를 또 추천한다면 지역 주민과 민주당 지지자들에 대한 공당의 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부원장이 당선될 경우 1년도 안돼 보궐선거를 또 치러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해 2월6일 항소심에서 징역 5년에 벌금 7천만원, 추징금 6억7천만원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그해 8월 대법원에서 보석 청구가 받아 들여져 현재 석방된 상태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 2021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대선경선자금 마련을 위해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4차례에 걸쳐 6억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대법원 형사사건의 처리기간은 2023년 기준 불구속의 경우 평균 5개월 정도다. 현행법에는 대법원이 상고 기록을 송달 받은 날로부터 4개월 이내에 판결을 내려야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 김 전 부원장의 경우 2심 판결이 나온 지 1년1개월이 지났고, 이미 재판지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여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이 재판을 마냥 지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머지않아 선고 기일이 지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전 부원장은 대법원이 2심 판단을 완전히 뒤집지 않는 한 당선무효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선거와 무관한 범죄는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다면 안산갑은 불과 1년도 안돼 보궐선거를 또 치러야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과거,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지난 2015년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부정부패 등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당헌에 명문화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지난 2024년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형사처벌이나 선거법 위반 등 자당의 귀책사유로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자당 인물의 불찰로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민주당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민주당의 귀책사유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구 후보에 의원직 상실이 유력한 후보를 또 다시 공천한다는 것은 당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더구나 양 전 의원이 불법 대출로 강남 아파트를 구입해 의원직을 상실했는데, 국민들이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문제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이 자성하는 모습과 행보를 취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집값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6.3선거 전반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 의원 자신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처럼 "좋은 취지에서 한 말이겠지만 결과적으로 김 전 부원장의 입장과 처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발언이 됐다"고 했다. 일각에선 김 부원장이 의원직을 상실하면 양 전 의원이 사면을 받아 다시 보궐선거에 나오려는 의도란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우세 지역인 안산갑에는 김 전 부원장 외에도 이곳에서 재선을 한 전해철 전 행정안전부장관이 출마 뜻을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남국 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언론에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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