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환의 안보논단] 학살로 치닫는 네타냐후의 '야만성'과 미국의 '이중성'](/upload/articles/66/title-image-6662a0c77559a.jpg)
이스라엘의 가자 지역 난민촌 폭격으로 부상 당한 어린이가 병원으로 옮겨져 부상의 고통 속에 울부짓고 있다/에프엠뉴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은 단기전이 될 것이란 예측과 달리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엔의 종전 결의안이 통과하고 ICC(국제형사재판소)가 네타야후 수상, 갈란트 국방장관, 그리고 하마스 지도자 3명에 대한 체표영장 청구를 시사한 데 이어 인도적 지원 단체가 종전을 호소했지지만 참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요구에도 종전이 이뤄지지 않는 데는 이스라엘 네타야후 수상의 개인적인 권력 유지 욕망과 미국의 이중적 태도가 결정적인 요인이다.
이스라엘의 몽니는 반인륜적인 악행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1,200여명의 이스라엘인들이 숨진 것에 대한 복수심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역시 약 4만여 명에 달하는 무고한 민간인이 연일 죽어 나가고, 8만여 명이 팔이나 다리가 잘려나가는 중상을 입고 있는 현실은 국제사회를 슬프고 분노케 만든다.

이스라엔군이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난민촌을 무차별 폭격해 수십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에프엠뉴스
네타야후는 거듭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마스를 완전히 궤멸하는 그 날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 이스라엘은 첨단 군사장비와 감시 정찰장비를 소유하고 있는 군사 전력에 있어 테크노 국가다.
교활하고 잔혹한 전쟁범죄를 서슴지 않는 이스라엘
‘라벤더’라는 감시 프로그램으로 요주의 인물과 시설을 골라 표적 공격을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특정 개인을 상대로 엉터리 정보를 입력하는 수법으로 구호활동을 벌이 는 자원봉사자를 살해하는 패륜적 행위도 서슴치 않는다.
또한, 이스라엘 사이버 기업 NSO그룹이 만든 감시 내지 감청프로그램인 ‘페가수스’ 등을 활용해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나 개인을 감청하고 이들을 뿌리뽑는데 혈안이 돼 있다.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뉴욕타임즈가 최근 폭로한 내용을 보면 이스라엘의 수법은 그야말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교활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부터 미국 정치인과 대중을 상대로 친이스라엘 메시지를 담은 이른바 ‘영향 공작’을 위해 민간 PR(광고)회사에 약 2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소셜미디어인 X,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수백 개의 가짜 계정을 사용해 의원 특히 흑인 민주당원에게 이스라엘 방위군인 IDF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챗GPT를 사용해 미국 시민으로 가장해 친이스라엘 기사를 게시하기도 한다.
또한 국제형사재판소의 전쟁범죄 소추에 대해 방해공작을 벌이며 국제사회 압력을 회피하려 시도한다.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유엔 헌장 제51조에 규정한 정당한 자위권 행사로 우기는가 하면, 국제인도법과 국제인권법을 위반하고 가지지구 내 민간인 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남아공이 주장한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는 주장이 결코 과장된 주장이 아님을 이스라엘 스스로가 보여주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공격 중인 자국 군부대를 방문하고 있다/에프엠뉴스
미국의 태도도 긍정적이진 않다.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협상을 중재한다는 명분으로 CIA 번스 국장을 파견하는 등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휴전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 전쟁이 지속되면 11월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견상 네타야후의 권력연장 야심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레드라인을 설정하는 등 중재 역할을 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 및 무기를 원조하는 등 양다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대선 시 막강한 유태인 자금을 외면할 수 없는 데다, 지난 68년 민주당 험프리와 공화당 닉슨이 대결했을 때 베트남전 여파로 험프리가 패배한 트라우마를 의식하고 있다. 바이든이 진정으로 전쟁종식을 원한다면 무기 지원을 축소하거나 지원을 중단해야 했다.
이, 팔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국제사회에서 정의는 곧 힘이자 무력에 불과하다. 약소국의 비명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입으로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큰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말로 평화가 온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구가 38선을 넘어오면서 성명을 통해 "김일성은 남침 의사가 없다"고 발표한 사실을 공개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얼마나 순진한 판단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승만의 공과에 대한 판단은 제쳐 놓고, 휴전 직후 이승만과 김구의 대립은 '현실주의자'와 '이상론자' 간의 현실을 보는 시각차로 볼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은 우리가 말하는 국제정치와 국제사회의 정의가 '힘센 자의 논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필자 또한, 전쟁 초기 이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했다. 인도주의를 믿었고 네타야후의 권력야심을 간과했던 것이다.
국가나 개인의 의사결정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이기적 속성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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