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빌딩에 설치된 브리핑룸에서 특검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29일 "김건희는 대통령 배우자 신분을 이용해 각종 인사와 공천에 폭넓게 개입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민중기 특별검사는 이날 그동안의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김건희는 대통령 배우자 신분을 이용해 고가 금품을 쉽게 수수하고, 현대판 매관매직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각종 인사와 공천에 폭넓게 개입했으며,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무너졌음을 확인했다"고 결론 지었다.
그러면서 "영부인이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부정부패의 전형인 매관매직을 일삼으면서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리고도 대통령의 비호 아래 처벌 받지 않았으나, 철저한 수사로 그 실체가 밝혀졌다"며 특검 수사의 성과를 평가했다.
김 여사 등 76명 기소, 이중 20명 구속 기소
지난 7월 2일 출범한 특검팀은 지난 28일까지 180일 간의 수사를 통해 김 여사 관련 16가지 의혹을 수사했다. 이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여론조사 무상 수수, 명품 수수, 통일교 부정청탁 등의 혐의로 김 여사에 대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또 관련자 75명도 재판에 넘겼고, 이 중 19명은 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특검 조사를 통해 김 여사가 챙긴 금품은 총 3억 7725만 원이었다. 통일교로부터 샤넬 가방 2개, 그라프 목걸이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또,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명품 귀금속,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금거북이, 서성빈 드론돔 회장에 명품 시계,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1억4000만원 상당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수수한 혐의가 적용됐다. 김 여사가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부부에게서 로저비비에 가방을 받은 혐의도 드러났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 파일 등을 새롭게 확보해 신속히 구속 기소함으로써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2020년 4월부터 검찰에서 수사가 시작됐지만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특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관련해선 13명, 웰바이오텍 주가조작과 관련해 3명을 재판에 넘겼다.
"통일교 청탁 대부분 실현돼"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과 관련해 "통일교가 유착 관계를 이용해 윤석열 정부에 각종 청탁을 하고,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이 동원돼 청탁의 대부분이 실현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에 대한 보답으로 통일교에서 대선 및 당대표 선거에 개입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과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했다. 특검은 통일교 의혹과 관련해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통일교의 한학자 총재, 전현직 간부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김건희의 요구 사항을 전달 받은 고위 공무원들이 '여사님 업체'인 21그램이 무자격업체임에도 관저 공사를 시공하게 하는 특혜를 준 사실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으로, 관저 공사를 총괄한 김오전 전 국토교통부 2차관 등 공무원들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은 “김건희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를 통해 관저 이전 국가 계약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며 “추가 수사가 필요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할 예정”이라고 했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에 대해선 “특검 수사를 통해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이 인수위의 노선 변경 지시에 의해 합리적 이유 없이 변경됐음을 규명했다”고 했다. 다만, 김 여사 관련 혐의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국토부 서기관 김모씨를 3600만원 수뢰 혐의로 기소하는 데 그쳤다. 이 사건 수사는 양평군청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
김 여사가 카카오와 효성 등의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해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IMS모빌리티 사건에서도 김 여사의 개입은 밝혀내지 못했다. 특검은 김 여사 측근 김예성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혐의를 두었지만 확인하진 못했다. 대신 회사 관계자들을 배임 또는 횡령으로 별건 기소하는 데 그쳤다.
특검은 수사를 끝내지 못한 코바나컨텐츠의 뇌물성 협찬, 윤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김 여사 구명로비 의혹, 종묘 차담회 의혹 등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넘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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