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학자 통일교 총재/자료사진
김건희특별검사팀이 통일교와 국민의힘 유착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에도 상당한 액수의 돈이 흘러간 사실이 공개됐지만 국민의힘이 침묵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3대 특검으로 가뜩이나 궁지에 몰려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더없이 좋은 호재임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기간에 통일교 지역조직을 통해 민주당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상당한 액수의 후원금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
통일교는 지역조직을 통해 강기정 광주시장에 200만원, 이용섭 전 광주시장 300만원 김영록 전남도지사에 300만원을 전달했다. 또 이광재 당시 강원도지사 후보에게도 총 1000만원이 전달됐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지만 국민의힘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함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 사안을 애써 무시하는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도 대거 연루돼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문제가 쟁점이 될 경우 국민의힘이 훨씬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5개 지구 관계자들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았다. 특검 조사에서 통일교는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눈 지구를 통해 국민의힘 시도당과 당현위원장 20명에게 1억4400만원의 후원금을 쪼개기 수법으로 후원했는데 모두 불법으로 수사 대상이 된다. 통일교 지역 관계자로부터 이 진술이 나왔을 땐 국민의힘 관계자들 상당수가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수사는 별다른 진척 없이 흐지부지 되는 모양새다. 특검은 민주당에 전달된 후원금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았다. 특검은 그 이유에 대해 당초 통일교 본부에서 국민의힘을 후원하도록 준 돈을 지부장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민주당에도 전달했고, 돈을 받은 민주당 관계자들도 통일교 돈이었음을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전되지 않으면서 역시 통일교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민주당측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본부에서 지부에 돈을 전달하도록 지시만 하고 이후 이행 상황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경험칙에 비춰서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고, 본부에서 용도를 지정하고 준 돈을 지부 책임자가 본부 허락 없이 제공 대상을 임의로 바꾼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여야 정치권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수사를 회피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민중기 특검이 지난 9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학자 총재의 변호인을 만나 논란이 된 것도 이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민 특검은 지난 8월말~9월초에 후배 판사 출신의 한 총재의 변호인을 특검 사무실에서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편, 특검 조사에서 구속된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은 2022년 3월 4일 통일교 1~4지구에 각 4000만원, 5지구엔 5000만원 등 총 2억1000만원을 선교비 명목으로 송금했다고 진술했다. 이중 국민의힘 계좌로 입금된 돈은 1지구 3000만원, 2지구 2100만원, 3지구 3000만원, 4지구 1800만원, 5지구 4500만원 등 총 1억4400만원이었고, 나머지는 민주당 측에 전달됐다.
국민의힘에 전달된 돈은 시도당과 당협의원장 20명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제공됐고, 이와 관련해 한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에 전달된 돈은 2지구와 4지구 관계자의 진술을 통해 밝혀졌다. 4지구 관계자는 “강기정 광주시장에 200만원, 이용섭 전 광주시장에 300만원, 김영록 전남도지사에 300만원을 후원했다”고 진술했다. 4지구 담당자는 본부에서 국민의힘에 후원하라고 했지만 호남지역의 특수성을 내세워 거절했는데 4천만원이 내려와 그 일부를 민주당측에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경기·강원 지역을 담당하는 2지구 관계자는 이광재 당시 강원도지사 후보에게 수차례 나눠 10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일교 지부장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돈을 전달한 행위는 명백한 정치자금 법 위반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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