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표제에 갈라진 민주당...친명-친문 대결 양상

차기 당권과 직결돼 공천 받아야 하는 의원들 민감
1인1표제에 갈라진 민주당...친명-친문 대결 양상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당원 1인1표제를 둘러싸고 친명계와 친정계(친정청래)로 양분되면서 당대표 선거의 전초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당헌당규 개정을 위해 오는 28일 소집한 중앙위원회도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24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당원 1인1표제에 대한 당내 이견을 감안해 오는 28일 예정된 중앙위원회의를 다음달 28일로 1주일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내 친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권리 당원 83%가 불참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당 규정을 변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 지도부에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당이 1인1표제 등과 관련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권리당원 16.8%가 참여해 8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당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1인1표제 도입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어떻게 보완해 나갈 것인지 좀 더 논의하기 위해 중앙위 소집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며 "의견 더 듣고 공감대찾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인1표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22일엔 당내 강성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은 ‘당원들이 원하는 건 진짜 당원 주권’이라는 논평을 통해 정 대표가 추진하는 개혁을 정면 비판했다. 친명계 인사들은 정 대표의 개혁에 대해 당 장악력을 강화하고 대표 연임을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언주 의원은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시 1인1표제 도입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 상황에서 충분한 숙의를 거치지 않고 이렇게 빨리 급하게 처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대의원 권한을 축소할 때도 치열한 토론과 소통을 거쳤으며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진 않았다"면서 "정해졌으니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방식은 민주적 절차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의원은 발언이 끝난 뒤 회의가 진행 중임에도 회의장을 퇴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강득구, 윤종군 의원 등 다른 의원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개혁이 ‘졸속’이라며 가세했다.


친명계가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정 대표이 당 규정 개정이 본인의 이해관계에 기인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원 1인1표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서 모든 당원에게 차별 없이 1인1표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대의원 1명 당 권리당원 17.5표의 현행 대의원제도는 유명무실해진다. 의원들을 비롯한 대의원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되는 것이어서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의원들의 지지세가 약한 정청래 대표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된다. 


당안팎에서 1인1표제를 둘러싼 이번 갈등이 뿌리 깊은 친문(친문재인)과 친명 간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 치러진 지난 총선 공천에서 이른바 '비명횡사'(비명계 인사들의 공천 몰락)한 친문인사들의 반격이라는 것이다.


내년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갖고 있어 당 대표 선출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1인1표제에 대한 의원들의 이해관계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는 제도개혁을 확고히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시절 원외 위원장들도 1인 1표제 강력하게 요구했다.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 주권정당, 당원 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1인 1표제는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됐던 사안”이라며 1인 1표제 관철 의지를 거듭 밝혔다.


강성 지지층도 뚜렷하게 양분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개딸’(개혁의 딸)과 정 대표를 지지하는 ‘청래당’으로 갈라져 치열하게 찬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친명 측에선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데도 당대표가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반면 정 대표 지지자들은 '1인 1표'는 시대정신이라며 반대하는 사람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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