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지난 2023년 미국을 방문했을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선물로 준 '빈티지 야구 물품 액자'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라왕관 모형을 선물로 받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반(反)트럼프 시위 구호인 ‘NO KING(왕은 없다)’과 연결해 왕관을 패러디한 동영상이 SNS에서 급격히 확산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패러디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라 왕관을 쓰고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춤 추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9개월 동안 알려진 것만 16개의 선물을 받았고 이중 우리나라가 선물한 황금 왕관을 비롯해, 황금 삐삐, 황금 투구 등 황금 관련 제품이 유난히 많다. 트럼프가 황금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선물은 트럼프 것이 아니다. 미국 대통령이 받은 선물은 미국 국민에 주는 선물로 간주돼 국가 자산으로 귀속된다. 미국 대통령은 480달러(한화 약 70만원)가 넘는 해외 선물을 받으면 6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고, 대통령이 꼭 이 선물을 갖고 싶으면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되살 수는 있다. 선물은 대통령이 백악관 등에 직접 보관하지 않을 경우 국가기록보관소로 이관돼 대통령 박물관의 소장품이 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직무와 관련해 받은 선물은 국가에 귀속된다. 지난 1983년시행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외국인이나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대통령 선물은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고, 신고된 선물은 현직 때는 대통령실 창고에 보관했다, 직에서 물러나면 대통령기록관에 옮겨 ‘선물 서고’에 보존 관리한다. 대통령실 창고에 보관할 때도 관리의 주체는 대통령기록관이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 때 선물과 관련해 황당한 일화가 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외교비서관을 불러 윤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선물이 어떻게 관리되는지 물었다고 한다.
외국 방문 때는 물론이고 외국 대사들이 한국에 부임할 때도 신임장 제출을 위해 대통령을 접견하게 되는데 이때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특산품이나 공예품 등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관이나 행정관 중 이른바 김건희 라인으로 불리는 직원들로부터 사사건건 보고를 받았던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받은 선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관저로 선물을 가져오는 일은 없으니 선물이 어떤 것인지 궁금도 하고,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행방도 알고 싶었던 걸로 보인다.
외교비서관은 규정에 따라 신고-보관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김 여사는 미덥잖았던 것 같다. 이후에도 선물에 대해 반복적으로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문희 당시 의전장이 창고에 보관 중이던 선물을 모두 강당으로 옮겨와 늘어놓고 김 여사의 확인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김 여사는 물품 목록을 들고 선물을 하나하나 일일이 대조하며 확인했다고 한다.
청와대 출신 전직 공무원은 대통령 부인이 나서 대통령이 받은 선물을 펼쳐 놓게 하고 목록과 대조한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고, 그럴 권한도 없다고 했다.
당시 현장에서 지켜본 관계자는 자신도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김 여사는 직원들이 몰래 선물을 빼돌릴 수 있다고 의심한 것일까? 아니면 본인이 꼭 갖고 싶은 몇 개를 개인적으로 가지면 안 될 정도로 관리가 철저한지 떠본 것일까?
일화를 전해준 관계자는 특검수사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김 여사의 명품 집착을 보면 욕심을 냈을 개연성은 충분히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촤충우돌’ ‘막무가내’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트럼프도 선물과 관련해 안 좋은 추억이 있다. 초선 대통령 때인 2017~2019년 일본 총리로부터 받은 황금 골프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선물한 칼-단검 등 100여 건 25만달러 상당의 선물을 보고하지 않고 슬쩍 가로챘다가 감사에 적발돼 체면을 구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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