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민주당에 부글부글...李, 귀국 후 경고 메시지 낸다

"이 대통령, 유엔총회서 귀국하면 당에 분명한 메시지 낼 것"
대통령실, 민주당에 부글부글...李, 귀국 후 경고 메시지 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재대표/자료사진

최근 대통령실이 민주당의 잇단 돌출 행보와 대통령실과의 엇박자에 폭발 직전이라고 한다. 법사위는 민감한 대법원장 청문회를 당 지도부와 상의조차 하지 않고 불쑥 추진해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더구나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한 시점에서 대형 이슈를 만들어 대통령의 외교 활동은 묻히는 모양새가 됐다.  

 

앞서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은 민주당이 하루 만에 파기하고 이 과정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정면 충돌하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 됐다. 이 대통령은 협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당에선 경쟁적으로 강성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며 마치 반기를 드는 듯한 형국이 이어지면서 당을 향한 대통령실의 쌓인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고 한다.

 

이 같은 당의 혼선에 대해 당 관계자들은 사태의 발단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시작됐다고 본다. 정청래-박찬대 두 후보의 경선에서 의원들은 내심 박 후보 지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당에서는 대통령실도 박 후보를 선호한다는 분위기가 공공연하게 퍼져 있었다. 하지만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정 후보가 당선됐다. 이는 자연스레 당의 무게 중심이 대통령실에서 강성 지지층으로 옮겨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정청래 대표를 미는 측과 박찬대 의원을 지지하는 쪽이 자연스레 갈라지게 됐다. 대선까지 이재명 대통령으로 결집된 지지층이 갈라진 것이다. 정 대표 쪽은 과거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쪽이 주축이다. 대표 경선에서 정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정 후보를 지지하는 측이 주류가 돼 당 분위기를 끌어가는 것이 현재의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불이익을 받은 친문(친문재인)계의 정서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 경선 이후 드러내 놓고 말은 못하지만 의원들도 대통령보다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더 보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의원들이 대통령실 코드에 맞추기보다 강성 팬덤의 눈치를 살피게 되고, 최근 당에서 벌어지는 돌출 행동에 불만이 쌓이면서도 의원들이 입을 닫고 있는 것도 이들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지지기반이 취약한 정청래 대표는 자신의 지지 기반인 강성 지지층에 기대게 되고 이들의 의중을 반영해 더 강력하고 더 자극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반면 김병기 원내대표와는 특검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에서 드러난 것처럼 사실상 소통이 막혀있다. 당원이 중심이 돼 뽑은 당 대표와 당 소속 의원이 선출한 원내 대표 간에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정 대표가 의원들을 상대로 리더십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고, 법사위가 지도부 협의 없이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밀어붙인 것은 지금의 민주당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지도부의 리더십은 취약한 상태에서 의원 각자들이 팬덤에 휘둘리는 정치에 매몰되다 보니 집권 여당으로 출범한 지 불과 백일만에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는 우려가 당 내부에서 나온다. 강성 팬덤에 기댄 정치의 부작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청래 대표가 ‘이 대통령이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당은 자신이 잘 이끌어나가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좋은 취지에서 하는 말이겠지만 ‘정치는 내가 할테니 당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매우 오만한 발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와 타협이지만 팬덤을 형성하는 강성 지지층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행보를 취하자 이 대통령조차도 수박이 됐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정 대표를 압박해 이 대통령의 협치에 제동을 걸도록 견제를 유도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팬덤의 특징은 주장과 목소리를 크지만 책임을 지지 않는 한계가 있다."며 "문재인 정부 당시 조국 법무장관 논란과 관련해 강성 지지층의 여론에 끌려간 것이 결국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배경이 됐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의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여권 고위 인사는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를 마치고 귀국하면 당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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