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백억 달러나 투자하는데 한국 공장 단속...美의 속내는?

미국 진출 외국 기업들을 향한 경고성
1천5백억 달러나 투자하는데 한국 공장 단속...美의 속내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4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서배나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현장에서 공장관계자와 작업자 450여명을 연행했다. 사진은 미 당국이 불법 취업이 의심되는 직원들을 붙잡아 조사를 위해 임시 구금시설에 수용하고 있다.

5일 미 이민세관 당속국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4일(현지시각)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인 조지아주 HL-G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기습 단속해 공장 관계자와 작업자 수백명을 연행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단속이라고 한다.

 

예상치 못한 강력 단속에 회사측은 물론 우리 정부와 괴교당국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에 직접투자만 1천 500억 달러 규모를 약속한 상황에서 한국 공장을 상대로 미국이 대대적인 기습 단속을 벌인 배경이 주목된다.


HL-GA배터리 공장은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10조원을 투자해 지난 2023년부터 짓기 시작했으며 오는 2026년부터 연간 30기가와트시(GWh)에 이르는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HL-GA는 현대차와 LG엔솔이 5조7천억원 규모를 투자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이다.

 

미국의 불법이민 단속은 트럼프의 정치 슬로건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기반하고 있다. 마가의 핵심 지지층은 한때 미국의 중공업과 제조업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몰락한 러스트 벨트의 유권자들이다. 미시간, 오하이오, 인디애나,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 등을 묶어 러스트 벨트라 불리고 이 지역은 20세기 중반까지 철강, 자동차, 석탄, 방직 등 미국 중공업의 중심이었다.

 

이 지역은 일본의 자동차를 시작으로 한국, 중국 등에서 쏟아져 들어온 외국 제품에 경쟁력을 잃고 몰락했으며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지역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당선되면서 주목받았다.

 

마가 지지자들은 값싼 외국산 제품의 수입으로 미국의 산업이 무너지고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가 추진하는 상호관세와 불법이민자 단속은 바로 이들 지지자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미국 산업의 몰락에 대응해 전임 바이든 민주당 정부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보조금을 주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인했다면 트럼프는 관세와 불법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외국인 투자를 늘리고 미국민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한국, 일본, 대만 등 대미무역 흑자국들과의 관세 협상을 벌여 상당 규모의 대미 투자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배터리 공장 기습 단속은 이들 투자 약속이 실제 집행되는 과정에서 고용을 비롯해 미국인의 이익에 부합되는지 철저히 지켜보겠다는 트럼프의 경고성 의미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L-GA 공장 역시 한국의 본사나 협력사 관계자들이 회의 참석이나 계약체결 등의 목적으로 발급받은 B1비자나 무비자인 전자여행허가(ESTA)로 현지에서 일한 사람들이 다수 있었다고 한다. HSI는 이들이 비자 발급 목적과 다르게 활동했다는 연행해 조사 중이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한 기업체 관계자는 주재원이 발급받는 L-1비자나 취업비자가 까다롭기 때문에 다른 용도의 비자로 파견근무를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트럼프 집권 이후 단속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HL-GA처럼 미국의 많은 기업들이 저렴한 인건비의 장점 때문에 불법체류자를 알게 모르게 불법 고용한다.

 

이번 단속은 대표적인 기업을 골라 가장 강력한 단속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에 진출한 다른 외국 기업들에게 경고하는 의미도 담겼다. 마스가(MASGA:미국의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 플랜에 따른 조선업을 비롯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등의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여 기업엔 직간접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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