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시론] 주역으로 보는 美 대선, 해리스와 트럼프의 '중간 판세'

[주역시론] 주역으로 보는 美 대선, 해리스와 트럼프의 '중간 판세'

자료사진/에프엠뉴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의 대타로 등장한 해리스 후보는 잇따른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로 따라붙더니 최근에는 앞서는 결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첫 텔레비전 토론을 망친 직후 여론 조사에서 6%〜8%까지 트럼프에게 뒤진 것을 고려할 때 후보 교체론이 적중한 셈이다.

 

미국 대선이 석 달 남았고, 두 후보의 지지율이 비등한 상황에서 두 후보의 캐릭터와 선거 판세, 양 진영에서 주의할 점을 주역의 관점에서 비교해 보려 한다.


민주당 해리스 후보는 뇌수해(雷水解) 괘의 3효를 얻었다.

 

뇌수해(雷水解) 괘는 위에는 진(震, ☳, 강력한 뇌성), 아래는 감(坎, ☵, 험난한 물)으로 강력한 움직임이 험난한 상황을 돌파하는 모습이다. 강력한 힘으로 험난함을 돌파했기 때문에 괘명(卦名)을 풀어질 해(解) 또는 해부할 해(解)라고 했다.


뇌수해(雷水解) 괘는 ‘문제를 해결’하는 의미가 있다. 이 괘를 얻은 사람은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골치 아픈 인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즉 복잡한 상황을 정리하는 청부 해결사 역할을 담당한다.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사퇴하자 그를 대신해 대통령 후보가 되어 트럼프와 일전을 겨루게 되었다.

 더불어 그녀는 선거 과정에서 미국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해결사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할 것이다. 또한 선거 초기에는 작고 큰 문제들이 있지만 시간이 가면서 눈 녹듯이 해결되면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3효 효사(爻辭)는 “부차승 치구지 정린(負且乘 致寇至 貞吝)”이다. 이는 “무거운 등짐을 지고 수레를 탔으니, 도적을 불러들인다. 바르게 해도 어려움이 있다”라고 해석한다. 공자가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계사전(繫辭傳)에서 이 구절의 의미를 “짐을 지는 것은 소인의 일이요, 타는 것은 군자의 기물이다”라고 풀이했다. 즉 소인이 짐을 지고 군자의 수레를 탔다는 것은 본래 자기 것이 아닌 과분한 것을 취했기 때문에 도적이 이를 시기해 빼앗으려 덤빈다는 해석이다.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프엠뉴스


평소에 도적은 군자가 타는 멋있는 수레를 볼 때마다 취하고 싶었으나 군자의 위엄에 눌려 감히 도적질 하지 못했으나 지금은 소인이 자기 것이 아닌 수레를 타고 있으니 빼앗을 구실이 생겼다는 말이다. 과연 빼앗을 수 있을까?

 

한편 “등짐을 지고 수레를 탔다”에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한다”라는 의미가 있다, 수레를 탔으면 등짐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여전히 등에 지고 있는 어리석은 행동을 지적하는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공격하지 않아도 되는 지점을 거론하거나 사소한 실수로 인한 비난과 공격을 초래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경계이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는 수풍정(水風井) 괘의 初爻(1효)를 얻었다.

 

수풍정(水風井) 괘는 위에는 감(坎, ☵, 우물물), 아래에는 손(巽, ☴, 두레박)이 있다. 이는 물을 올리기 위해 나무로 만든 두레박을 물속으로 넣은 모습, 또는 우물 바닥에서 샘이 계속 솟아나는 모습에 비유할 수 있다. 괘명(卦名)을 우물 정(井)이라고 한 이유이다.

 

수풍정(水風井) 괘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우물물을 올려 갈증을 해소하고, 초목에 공급하는 등 우물의 본래 목적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초야에 묻혀 있는 인재를 발굴하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철학적 의미이다. 우물물을 긷거나 인재를 등용하는 행위는 같은 의미를 지닌다.


이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트럼프밖에 없다는 선거 구호와 맞닿아 있다. 공화당은 우물물을 퍼 올려 마시거나 초목을 키우는 것처럼 트럼프 후보를 선택해서 위대한 미국을 만드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부분은 우물물은 한치를 더 파지 않아 물줄기를 발견 못할 수도 있고, 두레박 줄 한치가 부족해서 물을 길어 올릴 수 없게 되는 것처럼 간발의 차이로 당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초효(初爻) 효사는 트럼프 후보가 처한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암시하고 있다. “정니불식 구정 무금(井泥不食 舊井无禽)”은 “우물물이 오염되어 사람들이 먹지 않는다. 오래된 우물이라 새들도 찾지 않는다”라는 의미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프엠뉴스


“물이 더러워 사람이 먹지 않는다(井泥不食)”라는 것은 트럼프가 부패한 인물이라는 비유이다. “오래된 우물이라 지나가는 새도 찾지 않는다(舊井无禽)”라는 것도 지난 대선에서 낙선한 인물 또는 육체적으로 노쇠한 인물임을 암시하고 있다. 민주당 해리스 후보 측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트럼프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이다.

 

두 후보가 얻은 뇌수해(雷水解)와 수풍정(水風井) 괘는 모두 길한 괘이다. 해리스 후보는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미국의 진정한 해결사로 등장할 수 있고, 트럼프는 메마른 미국에 맑은 물을 공급하는 우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효사(爻辭) 내용으로 볼 때 트럼프 후보보다 해리스 후보가 좀 더 유리하다.

 

뇌수해(雷水解) 괘의 3호를 얻은 해리스 후보는 대통령의 자리인 5효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4효만 통과하면 된다. 4효 효사는 “본래 자신의 짝이었던 엄지발가락(측근들)을 잘라내면 신실한 벗들이 와서 도와준다(解而拇 朋至斯孚)”이다. 이는 과거에 자신을 보좌했던 팀과 결별하고, 바이든 선거조직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을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수풍정(水風井) 괘의 초효(1효)를 얻은 트럼프 후보는 2효의 두레박이 깨지고(甕敝淚), 3효의 우물을 깨끗이 청소하고(井渫), 4효의 우물을 수리하고(井甃) 난 이후에야 비로소 5효의 차고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우물(井洌寒泉食)이 될 수 있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 하고, 유권자의 마음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라고 했다. 미국 대선 판세가 어떤 방향으로 요동칠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華山: 동양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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