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환의 안보논단] 이스라엘, 전선 더 넓히나?... 헤즈블라와 '전면전' 저울질](/upload/articles/500/title-image-66a5a32f4c254.jpg)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 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을 방문하고 있다/에프엠뉴스
지난 9개월 간 4만 명에 가까운 민간인 사망자와 8만여 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가자 전쟁은 한국판 ‘즉(즉시),강(강력히),끝(끝까지)’을 보는 느낌이다.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의 강경 드라이브에 막혀 휴전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고, 오히려 레바논으로 전선이 확대될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의 여세를 몰아 숙적인 헤즈블라까지 분쇄함으로써 이스라엘 북부지역의 안보 불안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네타야후는 지난 24일 미 의회 연설에서도 “가자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아직은 간보기 수준이지만, 지난 1월 초 남부 베이루트 시아파 본거지 다이야(Dahiya)에 은신해있던 하마스 지도자 아루리(Arouri)를 암살한데 이어, 최근에는 헤즈블라 고위 지도자 3명을 표적 공격으로 살해했다. 헤즈블라는 공습으로 370여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헤즈블라도 이스라엘에 맞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진영을 향한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30여명과 다수의 민간인을 살상했다. 1,000여 채의 건물이 파괴했다.
문제는 이스라엘이 헤즈블라와 전면전을 치를 경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결정적 승리를 담보할 수 있을 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헤즈블라가 대치하는 중심에는 리타니(Litani)강이 있다. 이스라엘 국경과 그리 멀지 않은 남부 레바논을 흐르는 강이다.
2006년 헤즈블라와 전쟁 후 맺은 휴전협정에서, 헤즈블라는 유엔 통제 하에 리타니 강 북쪽으로 후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이 지역 주변에 전진 기지를 세우고 국경을 계속 통제해 왔다. 이에 이스라엘은 헤즈블라 부대 중 기습과 국경공격을 전담하는 특수부대 라드완(Radwan)을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동시킬 것을 요구해왔다. 가자 전쟁을 시작한 직후 이 지역에 설치한 헤즈블라 초소 20개를 공습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또 다른 고민은 헤즈블라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헤즈블라는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분노해 창설한 이후 2000년, 2006년 7월 등 여러 차례 전쟁을 치르면서 강하게 성장해왔다.
34일간 벌인 2006년 7월 전쟁의 경우, 양측 모두 결정적 한방을 터트리지 못하고 무승부로 봉합했을 정도로 헤즈블라의 전력도 막강하다. 무기 보유량이 하마스 보다 7배나 많으며, 로켓과 미사일수도 13만발에서 15만발에 이른다.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남부 대도시 타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도 수백 발 보유하고 있는 것도 헤즈블라에게 강력한 무기가 된다. 텔아비브 등 대도시를 공격해 민심 이반을 유도할 수 있다.
더구나 네타야후에게는 반대파들이 “국경지역 안전확보에 실패했다”며 지속적인 정치 공세로 네타야후의 입지를 좁히고 있는데다, 국경지역 주민들에게 가자지역과 같은 정보실패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하는 것도 과제다.
주민들은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되돌아가지 않을 작정인 데다, 전쟁 장기화로 인해 러시아처럼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따돌림을 받는 국가’ 신세가 될 수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병력 부족도 문제다. 군 복무기간을 36개월로 연장했지만, 레바논 국경지역까지 전선을 넓히면 추가 병력 배치가 불가피해 전선이 엷어질 수 있다. 여기다 지난 23일 하마스와 파타 등 팔레스타인 여러 단체들이 ‘통일전선’을 형성키로 하는 ‘베이징 선언’을 맺은 것도 또 다른 부담 요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레바논을 대파해도 이란을 제외하면, 걸프만 국가들이 황폐화된 도시의 재건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이다.
모든 요인을 종합해 감안하면 헤즈블라와의 전면전은 이스라엘을 위험 속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많다. 이스라엘의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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