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를 위해 기도한 진정한 성직자 '프란치스코'....전세계 애도 물결

"장식 없이 땅에 묻어주고 비문에는 '프란치스코'만"
약한 자를 위해 기도한 진정한 성직자 '프란치스코'....전세계 애도 물결

프란치스코 교황

평생을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해 헌신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각) 선종하면서 전 세계에서 애도와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태어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일주일간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스페인은 3일간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날 밤 교황의 선종을 추모해 에펠탑 조명을 소등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교황의 삶을 기리는 88번의 조종을 울렸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는 가운데 장례식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국가 정상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이 된다. 


교황은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1958년 예수회에 입회했고 1969년 사제품을 받았다.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됐으며 2013년 가톨릭교회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교황명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이들을 생각하며 명명했다고 한다.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는 수많은 추모인파가 찾아 교황을 애도하며 그를 위한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산타 마르타의 집 예배당에서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패럴 추기경 집전으로 1시간 동안 입관식이 열렸다. 


교황이 안치된 관은 이르면 23일 오전 성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의 조문을 받게 된다. 장례식은 오는 22일 전 세계에서 모이는 추기경단 회의에서 결정되는데 오는 25~27일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당시 전세계에서 300만 명이 바티칸을 찾았던 만큼 이번에도 장례식 기간 수백만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시는 250만명 이상의 참배객을 예상하고 숙박, 교통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바티칸 근처 숙소는 교황 선종 발표 후 순식간에 동이 났고, 숙박비도 2배 이상 뛰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난하고 약한 이를 위해 기도한 ‘빈자들의 아버지’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생 가난한 이들과 어울리며 복음을 실천한 인물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은 가톨릭 교회 2000역 역사상 첫 남미 출신, 1282년 만의 비 유럽권 출신으로 지난 2013년 3월 교황에 즉위했다.


교황은 교황이 되기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으로 있으면서 허름한 아파트에 살며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교황의 소탈하고 검소한 모습은 2019년 ‘두 교황(The Two Popes)’이란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아르헨티나에서 교황청을 방문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교황은 “교황청 방문할 돈으로 빈자들에게 기부하라”고 했다.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에 참석한 교황의 구두가 너무 낡아 신부들이 새 구두를 사드린 일화는 그의 검소함을 상징하는 일로 잘 알려져 있다.


가톨릭에서 추기경은 에미넨차(Eminenza), 주교는 에첼렌차(Eccellenza)로 불리지만 교황은 언제나 친근한 ‘파드레(신부)’로 불러달라고 했다.


교황은 “교회 기본 정신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며 “초창기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바른 해법”이라고 늘 강조해 왔다. 교황에 오른 뒤에도 교황궁 전용 숙소를 거부하고 사제들의 공동 숙소인 카사산타마르타에서 생활했다.


교황 취임 후 넉 달 만에 처음 집전한 교황청 밖 미사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서 이뤄졌다. 이 섬은 정치 불안과 가난을 피해 유럽으로 가는 북아프리카 난민들의 경유지다.


"장식 없는 무덤에 비문에는 '프란치스코'"


이날 교황의 입관식에서 유언이 공개됐다. 교황은 “나는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내 유해가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전에서 안장되기를 청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무덤은 땅속에 만들고, 단순하며 특별한 장식 없도록 하고, 비문에는 오직 ‘프란치스코(Franciscus)’라고만 써주십시오”라고 했다. 역대 교황의 묘비에는 교황으로서의 행적과 업적 등이 기록돼 있다.


'가난한 이들의 성직자'로 불렸던 검소하고 소탈한 그 모습 대로 영원히 남기를 원한 것이다.


유언에 따라 교황이 잠든 관도 삼나무관, 아연관, 참나무관을 3중으로 쓴 이전 교황들의 전례를 깨고 목관 하나만 사용했다.


교황이 이 유언장을 작성한 시기는 2022년 6월 29일이다. 당시 "제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면서 영원한 삶의 생동감이 있는 희망으로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 저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랑했던 성당이다. 대부분의 전임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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