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고운사, 만휴정 불타고...안동 하회마을 대피령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 만휴정도 소실
천년고찰 고운사, 만휴정 불타고...안동 하회마을 대피령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경북 의성군 운람사가 24일 산불로 불타기 직전 모습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산불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수백년을 지켜온 문화유산들이 잇따라 잿더미로 변하고 있다.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 고운사가 25일 산불로 전소됐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4시 50분쯤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가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고 밝혔다. 스님과 신도들은 화재 전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북 의성 산불로 25일 잿더미로 변한 고운사/자료사진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사찰 건물 중 가운루와 연수전은 국가지정유산 보물이다. 가운루는 1668년 창전된 전각이다. 계곡을 가로질러 설치된 독특한 누각이다. 연수전은 조선 왕실 기념 건축물로 단청과 벽화가 빼어났다.


또한 사찰 입구의 일주문은 손꼽힐 만큼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타깝게도 모두 이번 불에 소실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물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은 미리 대피 시켜 화마를 면했다. 그러나 불상이 올려져 있던 좌대는 미쳐 옮기지 못해 불에 탔다. 불상은 안동 청소년문화센트에 있다.

경북 의성산불에 의해 25일 불에탄 만휴정/자료사진


이날 오후 4시쯤에는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에 올라 있는 만휴정에도 불길이 덮쳤다. 16세기 초에 나무로 지어진 정자다. 화재를 막기 위해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대비했지만 가열찬 불길에 철수를 결정했다.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전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휴정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25일 경북 의성 산불로 전소된 만휴정.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로 유명하다/자료사진



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동 하회마을 대피령


산불이 안동으로 무섭게 번져가면서 이날 오후 4시55분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안동시는 재난 문자를 통해 “현재 강한 바람으로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 중”이라며 “하회리 마을 주민들은 즉시 저우리마을(광덕리 133)로 대피하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은 이날 오후 안동시 풍천면 일대로 번졌다. 풍천면과 붙어 있는 풍산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 많은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산불은 오후 3시30분 기준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10㎞가량 떨어진 곳까지 번졌다.

경상북도 안동시에 있는 한동 하회마을/자료사진


불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근처까지 도달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동시 관계자는 "하회마을은 강을 끼고 있어 소방시설이 상대적으로 잘 돼 있는 편"이라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소방당국과 함께 비상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소화전을 열어 대기하고 있으며 불길이 접근할 경우 문화유산 주변에 미리 물을 뿌려 날아드는 불씨가 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 2020년에도 안동에 큰 산불이 발생해 병산서원 바로 건너편 숲까지 번지면서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이 화재 위기를 맞기도 했다. 산불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어 안동시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동시는 이날 오후 5시 모든 시민을 상대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달라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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