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에프엠뉴스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를 축구 국가대표팀 새 감독으로 임명을 강행했다.
축구협회는 이사회의 91.3% 찬성으로 홍 감독을 축구국가대표팀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고 13일 공식 발표했다. 정몽규 협회장의 1인 독주 체제인 협회의 현행 운영 구조를 감안하면 이사회는 요식절차에 불과하다는 게 축구계의 평가다.
축구협회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감독 선임을 위해 2024년 4차 이사회 서면결의를 실시해 23명 중 21명 찬성으로 홍명보의 감독 임명을 승인됐다.
홍 감독 임명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지난 7일 내정 사실이 발표되고 이튿날 이임생 기술 총괄이사가 브리핑을 통해 홍 감독의 선임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은 이사회 소집 대신 10일부터 사흘 간 서면 결의 방식의 동의절차를 끝냈다. 그리고 하루 만인 이날 토요일에도 감독 임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축구협회가 이처럼 홍 감독에 대한 임명절차를 신속히 진행한 것은 감독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 감독 내정 발표 직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문제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제기됐다. 박주호를 시작으로 이영표, 이천수, 박지성 등 과거 대표선수 출신들과 한국축구지도자협회까지 나서 축구협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축구협회가 홍명보의 선임을 취소하거나, 아니면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 수락을 번복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이를 일축하며 일사천리로 홍 감독에 대한 임명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홍 감독도 축구협회의 행보에 즉시 호응하며 “저는 저를 버렸다. 남은 건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라는 말로 번복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력강화위원으로서 지난 5개월 간 감독 선임 과정에 참여한 박주호 위원은 “많은 위원들이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한 반면 외국인 감독을 제안하면 무조건 흠집을 잡았다”며 선임 과정에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흐름이 계속 홍명보 감독님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있었다. 어쨌든 계속 언급하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 선임이) 정확한 절차, 회의 내용에서의 절차를 거친 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박 위원의 말 대로라면 축구협회가 일찌감치 홍명보를 차기 감독으로 정해 놓았고, 나머지 절차들은 요식행위였다는 것이고, 실제 홍 감독 내정 발표 후 축구협회의 행보와 조치들은 이런 박 위원의 주장을 뒷받침해 준 셈이다.
정몽규 회장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스스로 주장한 이임생 기술이사는 세 명의 최종 후보들을 넘겨 받아 홍명보로 상황을 정리했는데 공평한 절차, 제대로 된 논의는 없었다. 유럽 출장에서 두 외국인 감독을 면접하고 돌아온 이 이사는 늦은 밤 홍명보를 찾아 대표팀 감독을 맡아 달라며 설득과 부탁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홍명보는 하루 생각해 보겠다고 한 뒤 다음날 "내 안의 뭔가가 꿈틀거렸다"라면서 바로 대표직을 수락했다.
이후 축구협회와 홍 감독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축구계 주변에서는 홍명보를 감독으로 임명할 경우 예상될 수 있는 비판 여론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감독직에 뜻이 없는 홍 감독을 설득과 부탁으로 추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감독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대표팀 감독으로 출전했지만 1무2패로 예선 탈락하면서 축구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감독직에서도 불명예스럽게 물러나야 했다.
축구협회가 홍 감독 임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며 주말 공식 발표를 강행함으로써 협회의 독단 행정에 대한 비난 여론이 축구계 안팎에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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