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환의 안보논단] 트럼프, 美 대선 승리 가능성 높아지는데...북미 관계는?

[이일환의 안보논단] 트럼프, 美 대선 승리 가능성 높아지는데...북미 관계는?

미국 대선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문제는 아직 쟁점으로 부각되진 않았다. 그러나 클린턴과 트럼프 두 후보는 신냉전 체제라는 새로운 안보 환경에 직면해 4년 전 대선 때보다 더 복잡하고 정교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4년 전 대결에서는 김정은 정권과 핵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면 되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을 동북아 안보질서의 더 큰 변수로 부각시켰다. 북한은 중-러 동맹 강화를 활용해 신냉전 구도를 구축하려 한다. 북-중-러에 의한 ‘제2의 삼각동맹(Tripartite Pact)’을 추구하면서 동북아 역학관계에 결정적인 위험요소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정학적 환경 변화는 바이든, 트럼프 중 누가 2025년 백악관의 주인이 되든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간 미 행정부의 북한 문제에 대한 접근은 핵 개발 프로그램을 지체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트럼프는 탑다운 방식 즉 지도자 간 일대일 만남을 선호하고, 기존의 외교 관행을 깨는 파격 행보를 통해 세인의 주목 속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나아가 노벨 평화상 욕심까지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과의 친밀함(rapport)을 바탕으로 한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도박에 가까운 외교방식(high-stake diplomacy)으로, 자칫 지역동맹 결속과 대북억지력을 훼손할 위험성이 크다.


반면 바이든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을 택해왔다. 실무진에서 충분히 논의한 뒤 정상회담에서 타결 짓는 방식이다. 동맹들의 결속을 강화해 우호적인 협상 환경을 만드는 것은 부차적인 기법이었다.


이를 통해 북한과 러시아, 중국, 이란 등 '新악의 축’ 국가들 간의 연계를 약화시키려 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출발점인 북한과의 초보적인 대화마저 북한의 거부로 단 한 차례도 마련하지 못했다. 블록정치 출현에 자신감을 얻은 김정은이 제재완화나 경제원조 정도의 당근에 눈길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는 유세 중에 “자신이 김정은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낸 것을 자찬하고, 바이든은 대화의 장은 고사하고 108회나 되는 도발도 막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반면 바이든은 김정은 정권의 계속되는 위기고조에도 불구하고 동맹들의 결속과 인내를 통해 한반도 안정을 가져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순진한데다 한반도의 군사적 대비태세와 대북 억지력을 훼손할 뿐이라고 응수한다. 대선레이스를 지켜보는 김정은은 자신이 선호하는 트럼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많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주한미군 감축, ▶한미합동 훈련 축소와 같은 양보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븍한의 숙원인 한미동맹 균열이란 솔깃한 과실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 2.0이 현실화된다면, 다음 3가지 이유로 김정은과의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1) 트럼프와 김정은 간 개인적인 친밀감이다. 2023년 자신의 계정을 통해 트럼프는 “아직도 김정은과 잘 지내고 있다”는 글을 올린데 이어, 김정은의 구미를 자극하는 당선 축하메시지에 화답할 것이다.


2) 트럼프는 자신을 ‘거래의 해결사’로 자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에게 완전한 비핵화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3) 자신만의 유산을 만들고 싶어 하는 이기심과 욕망이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한 첫 대통령이란 찬사를 듣을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욕심도 크다.


그나마 우리 입장에서 희망적인 신호라면, 한국의 핵무장 허용이나 전술핵 배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과 트럼프의 전 국가안보보좌관 로버트 오브라이언(Robert O’Brien)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 아메리카 홀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점이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미 행정부는 강인함과 자신감으로 무장해 유연하면서도 원칙적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 북한의 사이버 공격 및 절도와 같은 불법 활동, ▶ 제재회피 동향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 ▶ 중국을 움직여 김정은 정권을 협상장으로 나오게 하는 것, ▶ 지속적인 북한 인권상황 거론 등은 양 진영 모두가 추진해야할 과제들이다. 아울러 김정은 개인의 건강악화설도 나오고 있는 만큼 김주애로의 정권 승계 과정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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