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확실성에 금융시장 다시 요동..."길어지면 진짜 위기 온다"

정국 불확실성에 금융시장 다시 요동..."길어지면 진짜 위기 온다"

한동안 진정세를 보이던 금융시장이 대통령 탄핵 절차 지연 등으로 정국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고로 치솟았고, 코스피는 2400선이 무너지며 비상계엄 직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60원(0.32%) 오른 1451.9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450원대를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전날보다 3.60원 오른 1450원에 장을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50원을 오르내리다 결국 상향 돌파하며 장을 마쳤다.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전날보다 31.78포인트(1.3%) 하락한 2404.15에 장을 마감했다. 오후장 내내 1400 아래서 머무르다 장 막판에 2400대를 간신히 회복했다.

 

코스닥도 16.05포인트(2.35%) 하락한 668.31에 마감됐다.

 

비상계엄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던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는 것은 대통령 탄핵 절차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장기화 조임을 보이는 데다 여야 정치권의 극심한 대립으로 정국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를 시장 예상보다 늦추겠다고 밝히면서 달러화 강세, 미국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내수부진으로 경기가 어렵지만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다는 것도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경기 부진에 대응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이 대책이 필요하지만 두 가지 모두 정책 여력이 별로 없다. 재정지출 확대는 세수부족과 감액 예산 등으로 막혀 있고, 기준금리 인하는 원.달러환율 상승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처럼 경제는 어려운데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탄핵절차는 지연되고, 여야의 극한 대립은 계속되면서 시장은 위기 극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불신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나 정치권 모두 계엄으로 촉발된 위기 국면을 무리 없이 돌파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시장에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고위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인데, 계엄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불안이 대통령 탄핵안 통과와 함께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시장에 비춰지고 있다. 대내외 상황이 결합해 금융 시장이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이를 타개할 수 있다는 확신을 누구도 시장에 주지 못하는 점이 큰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역설적으로 위기라고 할 때는 위기가 오지 않았다. 지금 상황을 위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계엄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정말 위기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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