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완화 추진에 ‘부자 감세’ 논란 뜨거워진다

'파렴치한' vs '무책임한'...세제 개편 방향 어디로?
상속세 완화 추진에 ‘부자 감세’ 논란 뜨거워진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 2층 사파이어홀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밸류업 세제지원 공청회'를 개최하고 있다/에프엠뉴스

상속세 완화를 둘러싼 ‘부자 감세‘ 논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편집인 포럼'에서 상속세 개편을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꼽으면서, 다음 달 발표할 세법개정안에 반영할 뜻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종합부동산세·법인세·상속세 등 각종 세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어느 것이 제일 시급하냐고 하면, 개인적으로 조금 더 고민할 부분은 상속세"라면서 “7월 세법개정안에 어느 수준으로 반영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로는 "전체적으로 우리의 상속세 부담이 높은 수준이고, 현재 제도 자체가 20년 이상 개편되지 않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기본적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수 감소 부담에 대해선 "세제 조치로 세수감을 하면서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라며 감세 논란에 반박했다.

 

그러자 곧바로 경제계에서 호응하고 나섰다.

 

경제단체들이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 기업의 경영 활동이 위축되고 기업 가치가 훼손된다면서 세제 개편을 촉구한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상속·증여세 개편, 백년기업 키우는 열쇠' 자료집을 공동 발간해 배포하겠다면서 국내 상속·증여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상속·증여세의 명목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55%)에 이어 2위지만 주식 상속 시 최대 주주에 적용되는 20%의 할증 평가를 포함하면 실질적인 최고세율은 60%로 OECD 1위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상속·증여세율을 인하하고, 장기적으로 자본이득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상속세 완화 움직임에 대해 시민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오는등 반발 기류가 강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민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속세 인하, 종부세 폐지 등 각종 부자감세를 철회하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상속세와 종부세 부과 대상은 전체의 5% 고자산가들에게 집중돼 있다”면서 “상속세 과세 대상은 2022년 기준 100명 중 4.5명에 불과하고, 상속세 최고세율 50%를 적용받는 인원은 955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 방침을 밝힌 상속세, 종부세 완화 혜택이 중산층이 아니라 극소수 부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더구나 지난해 56조4천억원의 세수펑크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감세 조치는 대다수 국민들의 민생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정부가 추진 방침을 밝히고 경제계에서 호응하며 여론전에 나선 가운데, 시민단체들의 반발 움직임이 커지면서 올 하반기 세제 개편과 맞물려 ‘부자 감세’ 논란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더구나 누적된 고물가 부담에 민생 여건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진되는 상속세 완화 등 정부의 감세 정책이 기업과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부의 쏠림을 가속화시키고 경제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커질 것이 뻔하다.

 

정부의 정책이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고 가난한 서민은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파렴치한 정책“이 될 것인지, ”기업의 경영 활동을 제약하고 수많은 일자리 손실로 이어지는 무책임한 정책“이 될 것인지, 시민들의 판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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