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앞두고 근처 잔디밭을 거닐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에프엠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지난 21일 면담 이후 국민의힘의 계파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취임 후 첫 확대당직자회의를 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다음달 1심 선고 전까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가족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기 위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추천으로 임명되는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대통령실 직원의 비위 행위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을 도입하려면 민주당이 반대하는 북한인권대사도 함께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날 친한계 의원 21명과 만찬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이날 첫 확대당직자회의를 열어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당차 원의 가시적 조치를 제시하며 용산을 압박했다.
그러자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는 즉시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 절차가 있어야 한다.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한 대표 요구를 반박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 재판)선고 일자 전에 자연스레 (당내 총의가) 모이면 하는 거고, 그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면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한 대표가 원하는 대로 따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도 "여야가 합의해 오면 임명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가 당내 의원들의 합의를 끌어내라는 것인데 한 대표가 원내 기반이 취약한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친윤계 인사들도 이날 한 대표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한 대표를 향해 “아마추어”, “속 좁은 정치인”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했다. 강명구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여사님과 좀 친하고 안부 전화 좀 한다고 해서 비선인가. 우리는 탄핵을 경험한 당인데 야당 의도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처럼 특별감찰관 문제를 놓고 한 대표와 친윤계가 충돌하자 배현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전원이 참여하는 텔레그램방에 추경호 원내대표의 설명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관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 원내대표가 설명해 주셔야 한다”는 내용이다.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추 원내대표의 입장 발표에 거부감을 보인 것이다. 이 글에는 일부 친한계 의원들이 좋아요를 누르며 지지를 표시했다.
계파 간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당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특히 친한계는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드러내 놓고 세 확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3일 한 대표 주재 만찬에 참석한 의원들은 21명이었다. 친한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대부분 지난 총선에서 한 대표로부터 공천을 받은 전국구 의원들이다. 다선 의원으로는 부산의 조경태, 송석준, 장동혁 의원 등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 친한계 인사는 "이날 만찬에 동석하진 않았지만 친한계로 분류할 수 있는 의원이 10여명 이상 더 있고,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의원들의 숫자 면에선 여전히 친윤계가 다수다. 윤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당시 115명의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50명 이상 친윤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데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의원들이 친윤에서 이탈하는 흐름인 것도 사실이다. 현재 친윤 의원은 40명 안팎으로 분류된다. 친한 인사들은 이 숫자도 과장돼 있다고 한다.
나머지 50여 명의 의원은 친윤도 친한으로도 분류하기 어렵다. 다만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친윤 이탈 흐름이 뚜렷한 반면 한 대표의 당 개혁노선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증가하고 있는 흐름은 부인할 수 없다.
친윤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파갈등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김 여사 문제에 대한 가시적 해법이 나오지 않는 한 계파 갈등이 진정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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