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환의 안보논단]현실화된 북한의 핵보유국...우리의 선택지 4가지](/upload/articles/118/title-image-666ff45f7f23e.jpg)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프엠뉴스
“설마가 사람 잡았다.” 북핵 역사 20년을 압축한 말이다.
김정일 시대부터 북한의 핵개발이 주요 안보이슈로 부상될 때마다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북한은 핵개발 의사가 없다.” “설사 핵개발을 해도 자위용이자 협상용이다.” “실전배치하는 것은 아니다.‘하면서 북한의 핵개발에 안이하게 대응한 결과 이제는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 반열에 올려놓았고, 핵을 통한 대남 압박 내지 정복(’영토완전정복‘)을 꿈꾸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 미국의 북한 전문가가 ”제재 외에는 별다른 실효책이 없으며, 비핵화는 허구“라면서 강연회에서 토로한 내용이다.
김정은은 마음 놓고 핵고도화를 추진하고 실전배치를 위한 다각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23일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 에 600mm 초대형 방사포병 구분대를 참가시킨데 이어,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인 ‘핵방아쇠’ 체계 안에서 운용하는 훈련도 진행했다.
북한이 언급한 ‘핵방아쇠’는 핵무기의 관리 및 사용 등을 통제하는 체계인 NC2 ( Nuclear Command and Control, 핵지휘통제체계)와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NC3 (NC2+Communication, 핵지휘통제통신체계 )를 의미한다.
이러한 북한의 행보는 핵무력을 체계적으로 완성하기 위해 ▴핵탄두 및 투발(투하해서 폭발시킴)수단, ▴핵지휘통제체계 및 통신체계, ▴핵교리 및 작전계획 등 세부적인 전술을 가다듬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 추정
북한이 현재까지 공개한 핵무기는 2016년 3월 9일 공개하고 같은 해 9월 9일에 실험한 핵분열탄(혹은 증폭핵분열탄), 2017년 9월 3일 공개 및 실험한 수소탄, 그리고 2023년 3월 28일에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 등 세 가지 형태의 핵탄두이다.
이중 남한을 대상으로 실전배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판단되는 핵탄두는 ‘화산-31’이다. 전술핵탄두 ‘화산-31’의 외형은 폭이 약 50cm의 포탄형태이며, 내부 형상은 지름 약 40 cm의 구(球) 형태일 것으로 추정된다. 위력은 북한의 기술수준을 고려했을 때 4~7 kt(1kt는 TNT 1,000톤을 의미한다.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무기의 위력은 15kt였다)정도일 것으로 계산됐고, 다소 모호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근거로 하면 5kt 위력으로 보인다.

북한 영변원자력 발전소/에프엠뉴스
북한은 2023년 9월 핵무력 정책을 사회주의 헌법에 반영하면서 “핵무기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핵타격 수단 다종화를 실현하며, 여러 군종에 실전배비(배치)사업 실행”에 대한 내용을 명시했다.
이에 지속적으로 전술핵탄두를 양산하고, 투발수단도 다종화하면서 대한민국을 공격 목표로 하는 핵무기를 대량 보유 및 실전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8종의 투발 수단별로 10~20발 정도 전술핵무기를 구비하고, 총 100여발이 넘는 전술핵무기를 실전배치하여 한국의 주요 도시 및 부대들을 표적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한국형 3축체제(킬체인, 미사일 방어체제, 대량응징보복)를 강화해 조기에 북한 핵위협을 분쇄한다는 전략을 추진해왔으나, 이 또한 허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사일은 조기 탐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탐지가능성은 1% 미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나마 탐지 가능성을 높이려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처럼 소형 위성을 많이 쏘아 올려 군집을 만들어 탐지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 방법 역시 10% 미만의 낮은 탐지율을 보인다.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4가지 북핵 대응책
이 때문에 3축체제를 “사기이자 돈 먹는 하마”라고 질타하는 학자도 있을 정도다. 결국 외교적, 민족주의적 해법도 실패한 이 시점에서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은 4가지다.
첫째,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하고 무장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는 실효성이 거의 없다. 농축우라늄을 확보하는 문제와 플루토튬 재처리 시설이 필요하지만 당장 짓기 어렵다. NPT 체재하에 핵확산방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하여 막대한 대가를 치뤄야 한다.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트럼프 진영의 시각이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은 올해 3월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구축하길 원하든, 핵무장을 원하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미국의 핵우산을 통한 대북 억지에 방점을 둔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그것이다.

북한 영변원자력발전소/에프엠뉴스
두 번째는 전술핵을 도입하는 것이다. 미국은 전술핵을 200개 정도 보유하고 있다. 100개는 유럽에 배치했고, 나머지 100개는 미국 본토에 있다. 전술핵을 한반도에 배치하려면 오산이나 군산지역이 적지인데, 반핵단체 및 좌파단체의 극심한 시위가 뻔히 예상돼 미국이 꺼린다.
그리고 전술핵 운용비용도 문제다. 사일로를 짓고 운영 관리하는데 1기 당 100억 원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미국이 보유중인 전술핵은 현대화해야 하고 이 비용 중 30-40%를 한국이 부담해 공동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왜 미국만 비용을 부담하느냐”는 미국민들의 반발도 완화하면서 한국의 입김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을 보유하는 방안이다. 일본은 미국의 재처리 금지 방침에서 예외를 인정받아 핵탄두 6,000기를 만들 수 있는 50톤 이상의 플루토늄을 비축해 유사시 6개월 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 일본에 조건부 핵무장 옵션을 허용하는 것이 러시아와 중국에 의한 글로벌 핵질서 동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인 동시에 미국의 국가이익과 글로벌 핵질서 유지에 유용하다는 점을 설득하는 것이다. 한국을 NPT 10조 예외적 적용 국가로 인정, 국제기구에서의 동의를 확보하는 것은 그 세부적인 방안이 된다.
마지막으로 나토식 핵공유 방안이다. 최근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워커 의원이 “한반도에 미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고, 나토 방식으로 핵공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다시 주목받는 방안이다. 회원국 간에 핵무기 정책에 대해 협의하고 주요 내용을 결정하며, 핵무기 사용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권한을 가지지만, 핵무기 사용의 최종 권한은 미국 대통령이 보유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의 문제점은 '북한의 핵 공격 시, 미국 대통령이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북한의 핵보복을 감수하면서까지 대북 핵사용을 결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자체 핵무장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이다. 이 시기를 활용해 보다 창의적인 방안으로 안보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데 한 걸음 더 나가야 할 때다. 우리의 안보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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