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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ue] 주택정책 주무장관 맞나?...박상우 국토장관의 황당 발언](/upload/articles/1056/title-image-66f5f5e7ab4fd.jpg)
박상우 국토부장관이 11일 '2024 GICC(글로벌 인프라협력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토교통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낮고, 지방 미분양 물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인프라협력컨퍼런스(GICC)’ 행사에서 박 장관은 불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주택을 매입하는 사람들은 금리에 민감하지 않다. 이들은 재력가들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는 지방 미분양 주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역 경제는 건설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한은의 기준금리와 관련해 "세계가 금리를 내리는 시기에 한국만 홀로 따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 경제는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금리를 내려도 수개월째 급등하고 있는 수도권 집값에는 별 영향이 없으니 지방의 미분양 해소를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늬앙스다.
기준금리와 집값의 상관관계
대한민국 주택정책을 책임진 주무장관의 발언이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발언이다.
금리를 내리면 집값이 오른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이나 다양한 연구를 통해 검증된 명제와 같다. 공교롭게도 26일 한국은행이 박 장관의 언급이 얼 마나 잘못된 인식인지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상황안정보고서는 기준금리와 집값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내용이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하면 전국의 집값은 1년 뒤 0.43%포인트 오르고, 특히 서울은 전국 평균의 두 배인 0.83% 포인트 상승했다.
박 장관의 말과는 반대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전국 집값은 오르고 서울 집값은 두 배 더 많이 오른다는 것이다.
이 분석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그동안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비슷한 연구를 했고, 결과도 대동소이하다.
국토부 산하기관인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1월 내놓은 연구결과도 있다. ‘주택시장과 통화정책의 영향관계 분석과 시사점’이란 이 보고서는 주택가격 변동에 금리가 미치는 영향이 60.7%로 절대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대출규제 17.9%로, 집값 변동에서 이 두 가지 변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전부였다. 주택공급은 8.5%, 인구증감 및 세대분리 등 인구구조에 따른 영향은 8.5%에 불과했다.
사실,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한 것도 박 장관의 황당한 발언에 대한 중앙은행의 답답함과 곤혹스러움을 보고서의 형태로 표현한 것이고, 동시에 정부를 향해 대책을 세우라고 보낸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법원은 판결문, 검찰이 공소장으로 말하듯 한국은행은 보고서로 말한다.
정부 관료들의 황당한 경제인식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자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수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는 뜻이다. 독립성 보장이 생명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대통령실의 평가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점은 차치해도 정부의 현실 인식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이 발언이 보여준다.
당시 집값은 수개월째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부동산과 금융시장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에프엠뉴스는 지난 7월부터 여러 차례 기사와 칼럼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경고해 왔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는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박상우 장관은 지난 6월 KBS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집값 급등 조짐이 뚜렷했던 당시 ‘집값이 추세적으로 상승 전환하기는 어렵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불과 한 달 후 집값이 급등하자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오직 경기부양의 한 측면만 생각할 뿐, 금리를 내렸을 때 부동산과 금융시장에 미치게 될 부작용은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을 갖게 한다.
이렇다 보니 금융안정을 책임진 한국은행이 정부를 향해 현재의 경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필요한 대책을 제발 세우라'는 의미로 기준금리와 집값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를 논하기 이전에 부동산과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대책을 먼저 만들라는 것이다.
'서울은 돈이 많은 사람이 집을 구입하기 때문에 금리에 민감하지 않다'고 하는 박 장관의 논리도 황당한 것이다.
금리변동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에 따른 부담도 일부 작용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해 주택거래에 투기적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커지는 점이다. 집값이 상승한다고 생각되는 순간 매수 심리가 강화되면서 너도나도 주택 구입에 나서고, 이것이 집값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불과 몇 년 전 문재인 정부의 초저금리 상황에서 경험한 것이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실물자산 가치가 상승한다는 사실은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내용이다.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해서 보면 박상우 국토부장관의 발언은 명확한 거짓이다.
박 장관 발언에 대한 다른 해석들
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우려되는 점은 또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출신인 박 장관은 집을 짓는 전문가이고, 주택정책이나 거시경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경력이나 기회가 사실상 없었던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발언을 할 만큼 정말 기본적인 경제 지식도 없을까에 대해서는 의아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집값 상승 심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의도된 발언이란 분석도 있다. 만일 이 것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할 수 있다. 차라리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부의 대책과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지 국가 최고위 관료가 허위 사실로 국민을 호도하려는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다.
또 일각에서는 지방 미분양 등으로 자금난에 직면한 건설업체들의 입장을 반영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또한 사실이라면 문제다. 일부 건설업체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국민의 주거안정을 희생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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