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 및 의대생의 블랙리스트 '감사한 의사'를 만들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사직 전공의 정 모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에프엠뉴스
의사, 의대생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민을 ‘개, 돼지’에 비유하며 환자를 조롱하는 패륜성 글 30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집단행동에 불참한 의사들의 개인정보를 취합한 이른바 ‘의사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구속된 사직 전공의를 위해 의사들과 의대 학부모 단체가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23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2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환자를 조롱한 게시글 30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또 “지난달 10일부터 올 21일 사이 해외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복귀 전공의 명단 접속 링크를 공유한 3명에 대해서도 신원을 특정하고 추적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도 구속된 정 씨와 같이 스토킹처벌법 위반 방조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앞서, 의사와 의대생이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게시판에는 “매일 1000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국민들이 죽으라고 눕는 것” 등의 패륜성 글들이 올라왔다.
문제의 글에는 "견민, 개돼지 XX들(국민에 대한 멸칭) 더 죽이면 이득이다", "사람들이 더 죽어 나갔으면 좋겠다",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음. 더 죽어서 뉴스에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뿐임" 등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보건복지부는 글 작성자들에 대해 업무방해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김 청장은 “특정인(환자)을 지칭한 것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쓴 것이다. 전체적인 법리 검토를 해서 수사 방향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글들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모두 삭제됐다.
한편, 의료계에서 집단행동에 불참한 의사들의 개인정보를 모아 ‘블랙리스트’를 만든 뒤 공개한 혐의로 구속된 사직 전공의 정모 씨를 돕자는 모금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메디스태프에는 정 씨에게 돈을 송금을 했다는 인증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자신을 ‘피부과 원장’으로 소개한 한 회원은 500만 원을 송금한 인터넷 뱅킹 캡처 화면을 올렸다.
또 다른 회원은 “선봉에 선 사람들은 돈벼락 맞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송금을 독려하기도 했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전의학연)도 22일 정 씨 가족을 만나 변호사 선임 등을 돕겠다는 명목으로 특별회비 1000만 원을 전달했다.
향후 추가 특별회비 모금과 탄원서 제출 등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학연 관계자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유포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지만 구속될 정도는 아니다. 변호사비마저 없어 쩔쩔매는 전공의를 위해 부모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도와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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