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X자식들아"...청문회장에서 토해낸 쿠팡 사망 노동자 어머니의 울분

"방송을 보고서야 '언론보도' '국회로비' '산재조사 때 보인 행동들' '민사소송의 추악한 행태'들이 이해됐다"
"이 X자식들아"...청문회장에서 토해낸 쿠팡 사망 노동자 어머니의 울분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가 30일 방청인으로 국회 쿠팡 연석 청문회에 출석해 억눌려 있던 울분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고 있다.

"야! 이 X자식들아"


30일 국회 쿠팡 연석청문회에서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방청인으로 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재판장님 죄송합니다"라며 이 한마디로 그동안 억눌려 있던 울분을 토로했다.


재판장님은 '위원장님'을 착각해 사용한 호칭으로 보인다. 울먹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박씨는 미리 준비한 메모를 꺼내 서러움과 분노를 삼키며 읽어 내려갔다. 


[박미숙씨의 발언 전문]


5년 전 쿠팡의 최고 책임자 김범석의 지시에 의해서 은폐되어 기록에 남겨지지 않은 27세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년 노동자 장덕준의 엄마입니다.


덕준이는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을 일하다 과로로 사망하였습니다. 장례식장에 찾아와준 동료들이 "덕준이가 너무 힘들었어요" "고생했다" "이젠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쿠팡의 비협조로 힘들게 산재 승인을 받았지만 쿠팡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차단하여 힘들게 본사를 찾아갔지만 대화도 보상도 할 수 없다는 말에 비참함을 느꼈고,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 죽은 미련한 노동자로 둔갑 시켜도. 아들을 굶겨 죽인 비정한 부모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참혹한 주장도, '언론에 공개해서 쿠팡의 이미지에 타격이 많이 갔다'는 주장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방송을 통해 공개된 자료를 보고서야 그동안 쿠팡의 이 비열한 행동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장씨가 일했던 CCTV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쿠팡의 실질적 운영자인 김범석 Inc. 의장이 “그가 열심히 일한다는 메모를 남기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산재를 축소·은폐한 정황이 내부고발자의 제보로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김범석의 한마디로 시작되어진 모든 의혹들, 사망 직후 보인 언론보도, 국회로비, 산재조사 시에 보인 행동들, 민사소송에서 보인 추악한 행태들, 존재하지 않다던 CCTV를 분석하며 만들려고 했던 숨기고 싶었던 열악한 노동 현실, 한 성실한 노동자를 경멸스럽게 인식하는 김범석의 기본 생각들이.


사망 직전 여덟 대의 CCTV 일주일 치를 분석하면서 무엇을 숨기고 싶어서 근로복지공단에 극히 일부만의 CCTV를 제출하였는지, 그조차도 '외부에 공개하지 마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며 공개되지 않았던 그 진실들.

 

덕준이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전국을 돌며 거리를 헤매던 그 모든 순간들이 그 김범석의 한마디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사실에 분노가 치밀고, 잠을 잘 수 없습니다.


저희는 덕준이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산재 신청과 민사소송으로 4년이 넘는 시간을 돌아왔습니다. 아니 아들이 근무하던 CCTV를 돌리고 돌려보며 덕준이가 일한 장면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발걸음을 세워가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1년을 CCTV 속의 아들과 살았습니다.


아들 잃은 것으로 끝나지 않고 집과 생활 터전까지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또다시 가족에게 남겨진 언제까지 끝날지 모를 상처를 치유할 시간도 없이 마주하는 엄청난 진실은 저희 가족을 다시 절벽으로 내몰아 파탄시켰습니다.


김범석이 내놓은 사과 메시지를 보았습니다. 그 속에 본인이 덕준이에게 저지른 산재 은폐 지시에 대한 사과도 지금까지 쿠팡을 위해 뛰어다니다 쓰러져간 수많은 노동자에 대한 사과 한마디도 없음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디 이번 청문회에서 김범석을 산재 은폐 지시와 숨겨진 산재 은폐 사실,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 에 대한 진실을 낱낱이 밝혀주시고 제대로 처벌될 수 있도록 힘써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희 유족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산재조차도 모든 걸 걸어야 할 만큼 냉혹한 현실입니다. 다시는 저희와 같이 가족을 잃고 지옥 속에 살아가야 하는 이 참혹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씨는 "12월 30일까지 집을 인도하라는 인도명령서를 받고 이 자리에 있다"며 "당장 길거리에 내몰릴 상황임에도 침묵할 수 없다. 너무 쾌심하고, 분하고,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김범석을 잡아달라. 부탁드린다"며 말을 맺었다.


고 장덕준씨는 지난 2020년 10월 대구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근무를 마친 뒤 퇴근한 지 약 1시간 30분만에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 당시 27세였다. 장씨는 장기간 야간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가 원인으로 지목돼 4개월 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과로사)로 인정됐다.


하지만 쿠팡은 산재 판정을 인정하지 않고 유족과의 보상 협의를 거부한 채 연락을 차단했다. 유족은 4년 넘게 쿠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이어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소송비용 등으로 집까지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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