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에 꼭지 돈 검찰, 항소 포기가 빌미 줬다

2012년 ‘검란’ 이후 13년 만에 검사장들 수장 향해 집단 사퇴 요구
검찰청 폐지에 꼭지 돈 검찰, 항소 포기가 빌미 줬다

자료사진

검찰청 폐지를 비롯한 검찰개혁에 부글부글 끓고 있던 검찰이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를 빌미로 폭발하는 양상이다. 일선 검사장들부터 평검사에 이르기까지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향해 해명과 사퇴를 요구하며 검찰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일선 검사장 18명은 10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공소유지 업무를 책임지는 일선 검사장으로서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했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의 1심 일부 무죄 판결에 대한 권한대행의 항소 포기 지시를 두고 검찰 내부 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큰 논란에 휩싸였다"며 "권한대행의 입장엔 항소 포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검사장들이 특정 현안에 대해 검찰 수장에게 집단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것은 2012년 ‘검란 사태’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이 대검 중수부 폐지를 추진하면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대검 검사장급 간부들이 총장에 대해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한 전 총장은 결국 옷을 벗었다.


이 글에는 일선 지검장 15명과 검사장급인 고검 차장 3명의 이름이 들어있었다. 주요 지검장 중에선 지난 8일 사의를 표명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검사장급인 대검 부장들도 이날 오전 10시 회의를 갖고 사퇴 요구를 구두로 전달했다.


대검에서 근무하는 평검사 전원도 이날 오전 ‘대검 연구관 의견’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거취 표명을 포함한 합당한 책임을 다하시기를 요구한다”며 노 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일선청 부장검사급인 대검 과장들도 노 권한대행에게 경위 설명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검찰조직 곳곳에서 수장을 비난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항소 포기가 검찰청 폐지를 포함한 검찰개혁에 불만이 쌓여 있던 검사들에게 반발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검사는 준 사법기관으로, 상부 결재 없이도 항소가 가능한데 이를 포기하고 윗선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비굴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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