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주가조작 사건 주범은 '검사와의 술자리 사진'을 왜 제보했을까?

"공익제보입니다" 문자와 함께 사진 보내
도이치주가조작 사건 주범은 '검사와의 술자리 사진'을 왜 제보했을까?

한문혁 부장검사가 지인의 집에서 2차 술자리를 가지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주범 중 한명인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 등과 찍은 사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해온 한문혁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이 이 사건의 주범 중 한명으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라해온 이종호 전 블랙인베스트먼트 사장과 과거에 만나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검은 한 팀장을 검찰로 복귀시켰고, 대검찰청은 한 팀장을 수원고검 직무대리로 발령내고 감찰에 착수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오는 27일자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담당 수사1팀장인 한 부장검사의 파견을 해제하고 검찰로 복귀시킨다고 26일 밝혔다. 특검팀은 파견 해제 이유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실관계가 확인됐다"고 했다. 대검찰청은 한 부장검사를 원래 보직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장 대신 수원고검 직무대리로 발령하고 감찰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지난 13일 한 부장검사가 4년 전인 2021년 7월쯤 이 전 대표 등과 술자리를 갖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제보 받았으며 사진에는 한 부장검사와 이 전 대표, 의사 A씨 등 5명이 함께 찍혔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13일 이 전 대표의 측근 이모씨가 특검팀 수사관의 휴대전화로 '공익제보입니다'라는 문자와 함께 보내온 것이다. 특검은 사실 확인을 거쳐 지난 23일 한 부장검사에 대해 파견해제를 요청했다.


한 부장검사는 사진과 관련해 지인인 의사 A씨와 주말에 만찬 약속을 잡았는데 A씨가 이 전 대표와 여성 한 명을 함께 데리고 와서 동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오후에 업무 모임이 있어 만난 사람들이라며 동행한 두 사람을 소개하면서 합석해도 되냐고 물었고, 간단 한 인사 후 함께 식사를 하게 됐다.


한 부장검사는 당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가 시작되기 전이기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진을 제보한 이 모씨는 A씨 소개로 처음 만날 때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한 부장검사가 '블랙인베스트먼트' 아니냐고 되물었다고 특검에 진술해 한 부장검사와 주장이 엇갈렸다.


이들은 식사를 마친 후 A씨 집으로 장소를 옮겨 술자리를 가졌으며 이때 A씨 지인 한 명이 추가로 합류했고, 사진은 이때 촬영된 것이다.


한 부장검사는 특검팀에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입건된 것은 2021년 9월 하순이고, 그로부터 한 달 뒤 구속됐다며 만날 당시 이 전 대표는 피의자가 아니었던 만큼 이해충돌 소지는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이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해 구체적인 소개를 하지 않아 도이치모터스 관련자라는 사실도 몰랐으며 명함이나 연락처도 교환하지 않았고, 이후 이 전 대표를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도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한 부장검사가 속했던 검찰 수사팀은 2021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다음해 1월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지만 대선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 일각에선 한 부장검사가 도이치모터스 수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오히려 윤석열 정부 때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 검찰인사에서 한 부장검사는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2부장으로 발령 나 도이치 수사에서 배제됐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해 10월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한 부장검사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인 지난 5월 김 여사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팀에 다시 합류했다. 재수사 과정에서 한 부장검사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하며 '수익의 40%를 주기로 했다'고 한 발언을 녹음파일에서 찾아 냈고, 이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평가 받는다. 


한 부장검사는 또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밝혀내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차 조작 주포인 이모씨를 회유해 돈을 뜯어냈다는 진술을 얻어낸 것이다. 이 전대표는 특검의 수사8팀에 의해 지난 8월 구속 기소됐다.


이런 이유로 이 전 대표측이 자신을 향해 수사의 고삐를 죄어온 한 부장검사를 궁지로 몰기 위해 보복 차원에서 사진을 제보했을 것이란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한다. 


다만 한 부장검사가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밝히지 않은 채 공소유지와 재기수사 특검 수사까지 참여했던 점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표의 측근은 특검의 수사와 포렌식 과정에서 한 부장검사가 촬영된 사진을 수사팀에서 확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특검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기사를 평가해 주세요
100자평
로그인 후 참여하세요.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