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법위반 상고심은 유죄취지로 파기환송됐다.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대세론을 굳혀가던 이 후보에겐 커다란 악재가 터진 셈이고, 보수 후보에게는 호재가 생겼다.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대선 후보자격이 박탈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돼야 하는데 법원에서 아무리 서둘러도 대선 전에 형이 확정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사건은 2심을 맡았던 서울 고법으로 되돌아간다. 서울 고법에 있는 3개의 선거법 전담 재판부가 있고, 이중 원심 재판부는 배당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나머지 2곳 중에서 사건을 맡게 된다. 선거법을 전담하는 서울고법 형사 2부, 6부, 7부 중 원심 재판부인 6부를 제외하고 2부와 7부 중에서 맡게 되는데 6부의 대리부인 형사7부가 맡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파기환송심은 일반 상소 때와 달리 피고인측에 문서 전달 등의 과정이 없어 재판부가 마음만 먹으면 신속 재판이 가능하다. 다만, 신속한 판결로 6월3일 대선일 이전에 판결이 나오더라도 형이 확정되기까지 재상고 절차가 또 남아있다.
파기환송심 결과에 불복해 이 후보측이나 검찰이 대법원에 상소할 수 있는 절차다. 대선까지 1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재상고 절차까지 마무리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이번 판결이 향후 대선 국면에 미칠 파장과 관련해 최대 관심사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대선 전에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만약 대선 전에 판결이 나오고, 후보직 상실하게 되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면 이 대표는 대선 가도에 또 하나의 만만찮은 복병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 판결이 나올 경우 대법원이 허위사실 공표로 확정한 사안이 2가지인 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양형 등을 고려할 때 후보직 상실형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선거 기간 내내 후보 자격 자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극대화 된 진영 대립과 맞물려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당선된 이후에도 이번 선거법 재판에 대한 '대통령 불소추특권'의 적용 여부를 놓고 극심한 사회적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 재임 중 기소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이미 받고 있는 재판까지를 포함하는 지를 놓고 법조계 의견도 엇갈린다. 만약 헌법쟁의에 붙여져 후자로 결론이 나면 최악의 경우 당선이 취소될 수도 있다. 이 후보로서는 시한 폭탄을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의 상고심과 달리 변론을 해야 하는 파기환송심은 서둘러도 한 달 안에 선고가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이 그렇듯 서두른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대법원이 선거법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강조하고 있고, 보수 정치권에서도 선거전 파기환송심 판결을 내리도록 요구하고 있는 만큼 재판부가 판결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 이르면 이번 주 사건이 배당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죄 판결을 내렸던 2심 재판부가 공판 일정을 고지하며 신속한 재판을 진행한 것처럼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향후 재판 진행을 예상해 볼 수 있는 신호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순탄해 보이던 이 호보의 대선 가도에는 큰 변수가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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